인터뷰 | 김종기 신지식인

“노동강도 약하고 수익성 좋아”

2025-02-21 13:00:04 게재

대체작물 황금향 도전

보온덮개 무가온 재배

“참외농사보다는 덜 힘들고 쌀농사보다도 수익성이 좋습니다.”

지난 18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기산면에서 아열대 과수 ‘황금향’을 생산하는 김종기(76·사진)씨는 친환경농산물로 인정받은 ‘금종쌀’을 생산하는 쌀농사 기업농이다. 그가 재배하는 쌀 농사는 14만평(46만3000㎡) 정도로 전국 최대 수준이다.

김씨는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30세인 1979년 고향으로 귀농해 참외농사를 20여년 짓다가 1999년부터 쌀농사로 전환해 부농의 꿈을 이뤘다. 그는 참외농사가 고소득이긴 하나 농자재값과 고강도의 노동력이 투입되는 단점이 있어 쌀로 농작물을 바꿨다.

그러나 쌀농사의 한계도 눈에 보였다. 그는 갈수록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쌀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고소득 작물에 눈을 돌렸다. 그가 선택한 작물은 제주도 특산물 감귤류 ‘황금향’이었다. 다년생 과수로 한번 심은 후 3년차부터 15년 이상 수확할 수 있고 칠곡군 일대가 일조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그는 2010년 제주도 친구로부터 황금향 묘목을 들여와 2000평으로 농사를 시작해 현재 8000평으로 늘렸다.

그는 아열대과수 농업을 시작한 지 15년차가 되면서 황금향 재배의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그는 2022년 처음으로 별도의 난방시설 없이 여러 겹의 보온덮개로만 영상 5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무가온 재배에 성공해 주목을 끌었다.

현재 김종기씨는 황금향 한 품종으로만 연간 억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는 “황금향은 한번 시설을 갖추면 오래 사용할 수 있고 10년차 이상부터 황금향의 수입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에는 황금향 농장을 활용한 체험용과 관상용으로 전환해 수익을 장출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멕시코가 원산지인 열대과일 ‘용과’ 재배에도 도전한다.

김씨는 “기후변화가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체작물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며 “황금향 등 아열대 작물은 기후변화에 유망한 소득작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황금향, 천혜향, 한라봉 등의 아열대 작물은 제주도 특산물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끊임없는 연구와 품종 개량으로 육지산이 더 맛있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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