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 23만8300명…9년 만에 출생아수 늘었다
전년 대비 3.6% 증가 … 합계출산율도 0.75명, 0.03명 늘어
그래도 OECD 최하위·인구절벽 여전 … 하루 40명꼴 자살
지난해 출생아 수가 23만8300명을 기록하며 2023년 대비 3.6% 깜짝 증가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0.75명으로 0.03명 늘었다.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증가한 건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합계출산율이 바닥을 치고 상승한 만큼 육아·보육 정책을 정비하고 저출생 반전 흐름을 이을 중장기적인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수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의적 자해’로 사망한 사람은 총 1만443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출산율 바닥 쳤나 = 27일 통계청의 ‘2024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을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8300명이다. 전년 대비 8300명(3.6%) 늘었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15년 43만8400명을 찍은 뒤 계속 하락세였다. 2016년 40만6200명, 2017년 35만7800명을 기록하며 40만명선이 무너졌다. 이후 2020년에는 27만2300명으로 30만명을 밑돌았다. 이어 2023년 23만명까지 추락하며 8년 연속 감소했다. 합계출산율도 2015년 1.24명이던 것이 2023년 0.72명을 기록하며 8년간 0.52명 줄어들었는데, 지난해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출산 순위별로도 첫째아가 7700명(5.6%) 늘고, 둘째아가 1500명(2.1%) 증가했다. 둘째아가 증가한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결혼 후 2년 안에 아이를 낳는 비중은 35.0%로 전년보다 1.1%p 늘었다. 결혼 후 2년 안에 낳는 출생아 수는 7만9100명으로 전년 대비 4400명(5.9%) 증가했다.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0대에서 증가한 반면 20대와 40대 초반은 줄었다.
30대 초반 출산율은 70.4명으로 3.7명 늘었고, 30대 후반 출산율은 46.0명으로 3.0명 증가했다. 반면 20대 후반(20.7명)과 40대 초반(7.7명)은 각각 0.7명, 0.2명 감소했다.
◆세종·전남 출산율 1.0 넘어서 = 엄마의 평균 출산연령은 33.7세로 0.1세 상승했고, 고령(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35.9%로 전년보다 0.4%p 감소했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세종·전남(1.03명), 경북(0.90명), 강원(0.89명) 순으로 높았다. 서울(0.58명)과 부산(0.68명) 순으로 낮았다. 합계출산율은 광주(-0.8%), 충북(-0.5%), 강원(-0.3%)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전년보다 증가했다.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반등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2022년 기준)은 1.51명으로 우리나라보다 2배가량 높았다. 합계출산율이 1.0명을 밑도는 국가는 OECD 38개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사망자는 35만8400명으로 전년(35만2500명)보다 5800명(1.7%) 늘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전체 인구는 12만명 자연감소했다. 인구는 2020년 첫 자연감소(3만2600명)한 이후 2021년 5만7100명, 2022년 12만3800명, 2023년 12만2500명 각각 줄며 5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루 40명 스스로 = 안타깝게도 지난해 자살로 숨진 이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고립이 해소되지 않은 채 경제사회적 갖가지 요소가 복합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1~12월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잠정치)는 1만4439명이다. 전년대비 3.3% 늘어난 것으로 1만5906명을 기록한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하루 평균 39.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꼴이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자 수를 말하는 자살률은 28.3명으로 추정됐다. 28.5명을 기록했던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다. 이번에 공개된 수치는 통계청이 사망신고 자료와 경찰청 변사 자료를 활용해 집계한 잠정치다. 오는 9월 ‘2024년 사망원인통계’를 통해 확정치가 나온다.
우리나라 자살 건수는 2009~2011년 3년 연속으로 1만5000명대를 기록했다. 이후 2012, 2013년 1만4000대로 떨어진 이후 1만2000~1만3000명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1만4000명대로 올라간 것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