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평

중국경제, 지표는 여전히 동절기

2025-02-27 13:00:50 게재

1월 발표된 중국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일반적인 예측보다는 높은 5.0%의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안정 속에서 경제발전을 이룩했으며 정부가 세웠던 주요 경제발전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했다는 것이 중국의 자체 평가였다. 정말 그 평가대로 중국경제가 순항하고 있는가?

중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경제성장의 축인 소비와 투자가 부진했다. 외자유치금액도 대폭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5%대로 고용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고 공업기업들의 이윤은 3.3%나 감소했다. 위안화 환율도 전반적인 평가절하 추세 속에 1달러당 7위안 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소비자물가는 0.2% 상승, 생산자물가(공장도)는 2.3% 하락으로 가히 디플레 수준이었다. 그나마 선전한 상품 수출 부문도 달러 기준으로 5.9% 증가했지만 사실 2년 전인 2022년 수준의 회복이었다.

이런 주요 경제지표들을 보면 중국이 5%의 순조로운 경제성장을 했다는 느낌보다는 여전히 어려운 국면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중국경제의 성장패턴을 보면 지난 20년간 소매총액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높았다. 그런데 지난해 처음으로 소매총액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1.5%p나 낮았다. 필자는 이러한 추세를 지켜보면서 중국경제가 5%대 성장이 어렵다고 추정했다.

또 다른 성장축인 투자 역시 부동산개발 투자의 지속적 급감으로 극심한 부진상황을 보여주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경제를 강력하게 견인했던 것은 소비가 아니라 고정자산 투자였다. 그러나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사회간접자본(SOC) 중복투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투자가 둔화했고 근년 들어서 부동산개발 투자가 계속 두 자릿수 감소하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끌어내리고 있다.

고정자산 투자, 오히려 경제성장 끌어내려

고정자산 투자는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경제침체기에는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투자를 확대해 경제를 안정화했는데 이미 그 효력을 잃은 상황이다.

고정자산 투자는 제조업투자, SOC 투자, 부동산투자로 구성된다. 이중 제조업투자는 예년보다 높은 9.2%의 증가를 기록해 경제회복에 청신호를 보냈지만 SOC 투자 증가율은 4.4%로 예년에 비해 낮았고 부동산투자는 –10.6% 대폭 감소했다.

사실상 부동산투자 침체는 자산감소 효과를 통해 소비 증가를 저해하면서 중국경제의 발목을 강하게 붙잡고 있다. 부동산가격 내림세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70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을 보면 신규 주택의 경우 상하이 시안을 제외한 68개 도시, 기존 주택의 경우 70개 도시 전부가 모든 평형에 걸쳐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해 중국에 투자한 외자기업은 5만9000여개사로 2018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투자유치 금액은 1160억달러로 2023년 대비 500억달러나 줄어 10년 전인 2013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통계국에 따르면 홍콩 대만 마카오 투자기업을 포함해 중국에서 운영 중인 외자법인수는 25만6000여 개사로 전체 법인 3282만여개사의 0.78%에 불과하다.

지난해 외자기업의 수출은 9789억달러로 중국 수출의 27.4%를, 수입은 8201억달러로 중국 수입의 31.7%를 차지했다. 중국 수출입의 30%를 1%도 채 안되는 외자기업들이 담당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외자기업의 투자가 2년 연속 대폭 감소했다. 감소 원인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2년 연속 외자투자액이 대폭 감소한 것은 외자기업들이 중국경제에 대해 그리 낙관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보다 적극적인 경기 활성화 조치 필요

이러한 총체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정부도 당연히 소비와 투자진작, 외자유치 촉진을 위한 정책들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관련 부문의 감면세조치, 정부 재정을 투입한 전자전기 자동차 건자재 분야 소비촉진 지속, 인민은행의 지불준비율 및 대출금리 지속적 인하, 위안화의 대미 달러환율 조절, 부동산 대출금리 인하 및 부동산 구입 시 최초 납부 금액 비율의 인하, 초장기 정부채권의 대량 방출을 통한 SOC 건설 촉진, 외자유치 촉진 정책 발표 등이 그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대외무역, 외자유치의 대폭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소비를 얼마나 확대해 나갈지, 부동산투자의 감소세를 어떻게 반전시킬지가 당면과제라 할 수 있다. 소비 촉진과 부동산 불황을 타개하는 특단의 정책이 있지 않으면 금년도 중국경제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3월 5일에 개최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어떠한 정책들이 발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곽복선 경성대 교수 전 코트라 중국사업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