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부과로 수출협상 어려워져”

2025-03-13 13:00:08 게재

중기부 수출중기 간담회

철강 등 1815개사 직격탄

원자재 공급·물류비 걱정

“트럼프 정부의 관세부과 조치로 인해 수출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유경연 지제이알미늄 대표)

“우리 제품에도 미국 관세가 적용되는데 고객들 생각이 바뀔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정한성 신진화스너공업 대표)

트럼프발 관세폭탄이 발사됐다. 1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를 발효했다. 관세 적용대상을 253개 파생상품으로까지 확대했다.

수출중소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로 직접 피해가 예상되는 수출중소기업은 1815개사다. 2024년 한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미국수출액은 각각 17억5525만달러, 7억8000만달러로 규모다. 이중 중소기업 수출은 7억7000만달러 정도다. 철강 5억7800만달러, 알루미늄 1억9500만달러다.

경기도 화성시에 소재한 지제이알미늄 공장에서 알루미늄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12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지제이알미늄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의 수출중소기업 현장 간담회에서 수출중소기업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알루미늄 제품을 수출하는 지제이알미늄은 트럼프발 관세부과 조치로 수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미국기업과 올해부터 에어컨 열교환기 변압기 등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부품 수출을 논의하고 있었다. 연간 500만달러 규모다.

유경연 지제이알미늄 대표는 “수출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출다변화를 고려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다. 그는 “수출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나 유럽으로 가려고 하는데 국가별 특성과 기준이 달라 장비를 새로 구매하는 등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한성 신진화스너공업 대표는 원자재 공급망 불안을 호소했다.

정 대표는 “국내 파스너업계가 국내 대기업 외 대체 원자매 공급망 확보가 어렵다”면서 “국내 철강·알루미늄 원자재가격이 급등하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국내시장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아무 제재 없이 수입되고 있다”며 “정부가 최소한의 방어벽이라도 마련해줘야 생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곽인학 광스틸 대표는 “제품 원가에서 금속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로 관세변동에 민감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불확실성으로 대외경쟁력이 저하되고 장기 수출계획 수립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원산지 기준 강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오원현 세인아이엔디 대표는 물류비 인상을 걱정했다. 현재 코로나 이전보다 물류비가 2배 이상 올랐다. 여기 중국선박을 이용해 미국에 들어가면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물류비가 100야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오 대표는 “긴급으로 물류비 지원한도를 상향하거나 지원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기용 대모엔지니어링 사장은 “원산지 규정이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이 필요하고 중소기업이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 등 지원을 강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중기부는 관세 피해기업에 대한 신속한 지원체계 마련을 위해 긴급대응반을 본격 운영할 방침이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알루미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출애로와 정책 필요사항 등 설문조사를 3월에 중소기업중앙회 공동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관세조치로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신속지원하기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의 경영애로 사유에 ‘보호무역 피해’를 추가할 예정이다.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긴급경영안정보증 신청서류도 간소화할 계획이다.

피해기업에 대해 수출다변화도 우대 지원한다. 수출바우처 2차 공고(5월 예정)때 관세조치 피해기업에 대한 별도 지원물량을 배정할 방침이다.

오영주 장관은 “트럼프정부의 관세정책이 현실화 되면서 수출중소기업이 느끼는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수출 중소기업의 경영정상화, 수출국 다변화 등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대응해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관이 협력하는 전방위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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