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매전용카드 43조원 규모

2025-03-20 13:00:01 게재

현대·롯데·신한 88% 차지

전년보다 10조원 가량 늘어

홈플러스 회생신청 사태로 신용카드사들의 구매전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구매전용카드는 현금과 어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결제수단이다. 부가가치세 자동환급 등 편의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로 구매전용카드 시장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일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2024년 국내 8개 신용카드사의 구매전용카드 사용액은 43조6625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2023년) 33조9295억원에 비해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구매전용카드는 신용카드사들이 해당 기업의 신용도 등을 평가해 한도를 정한다. 법인사업자는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개인사업자도 연간 매출 8억원 이상인 경우 발급받을 수 있다. 일반 법인카드와 달리 상거래만 사용할 수 있다. 구매전용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금융지주의 카드계열사보다는 카드를 전업으로 하는 기업카드사 위주다.

기업 계열 카드사 중 구매전용카드 실적이 가장 많은 곳은 현대카드로 17조4661억원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롯데카드 13조8531억원, 삼성카드 3조8568억원 순이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로는 신한카드가 6조7849억원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우리카드 898억원, 하나카드 1332억원으로 집계됐다. 결제네트워크사인 비씨카드 629억원으로 많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KB국민카드다. 이 회사는 신용카드는 물론 직불·체크카드를 통한 구매전용카드 서비스를 일절 하지 않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수차례 검토를 했지만 구매전용카드 서비스 운용을 통한 실익이 크지 않아 법인 고객 등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 롯데 신한 등 상위 3개 카드사가 전체 구매전용카드 시장 88%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과 비교해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에서는 우리카드가 1조7760억원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신한카드는 4조원대에서 7조원대로 늘었다. 기업 계열 카드사 역시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수조원씩 실적이 늘었다.

기업 구매전용카드는 실제 카드를 발급하지 않고 전산으로만 거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카드 사용 실적을 올리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 수수료는 낮아 수익면에서는 효과가 낮다. 개인에 비해 연체율도 낮고 거래규모도 크다. 무엇보다 할부보다 일시불 거래가 대부분이다. 카드를 사용해 물건을 구매한 기업이 다음달에 대금을 납부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 사업모델로 꼽힌다.

카드업계에서는 “구매전용카드가 아닌 카드사용채권을 유동화한 후 홈플러스의 이상 행동으로 벌어진 사태”라며 “구매전용카드가 등장하기전 어음을 할인해 유통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의 사고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2024년 전업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5910억원으로 2023년보다 0.3%(87억원)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카드대금이나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 1개월 이상 내지 못한 연체율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1.65%로 집계됐다. 2023년보다 0.02%p 증가한 것으로 연체율은 2014년(1.69%)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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