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국회의원 테러’에 경찰 ‘긴장’

2025-03-21 13:00:03 게재

‘계란 투척’ 이어 의원 폭행 사건 조사

헌재 앞 추가 차벽, 시위 추가 해산조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헌법재판소 앞에서 야당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습격을 당하며 집회지역 치안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인근 치안유지 강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21일 경찰은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헌재 인근에서 폭행당했다고 신고한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이 의원을 폭행한 60대 남성 A씨에 대한 사건을 접수해 입건 전 조사 중이다.

A씨는 전날 오후 6시 10분쯤 헌재 앞 노상에서 이 의원의 오른쪽 허벅지를 발로 찬 혐의(폭행)를 받는다.

현재까지 이 의원 측의 고소장은 접수되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다.

앞서 같은 날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이건태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는 회견 도중 건너편 인도에서 날아온 계란에 맞는 일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사자들이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격앙된 시위자들이 계란·신체 대신 흉기를 던지거나 휘둘렀을 경우 대형 사고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이들 사건 이후 헌재 앞에 모여든 시위자들에 대해 강제해산을 이어갔다.

경찰은 20일 오후 5시쯤 헌재 정문 인근에서 농성 중인 1인 시위자 등에 대해 강제해산에 돌입했다. 시위자들의 양팔을 붙잡고 다른 장소로 떼어내기도 했다.

경찰 조치에 반발하는 일부 시위자는 “탄핵 각하”를 외치고 바리케이드를 붙잡으며 저항했다. 경찰관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방문해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면담했다.

행정안전위원장인 신정훈 의원은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헌재 앞 유튜버, 시위대에 대한 안일한 경비태세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닌지 집중 추궁했다”며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헌재 정문 옆 천막 철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에 경찰 수뇌부는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불행한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다”고 답했다고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경찰 측은 “극우 유튜버의 헌재 앞 통행을 철저히 통제하고, 헌재 겁박 행위를 막기 위해 차벽을 쓰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경찰은 21일 오전 현재 헌재 정문 맞은편에 추가로 차벽을 설치했으며 소수의 시위자라도 집회 성격을 띄면 강제해산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헌재 정문 옆 천막은 서울 종로구청의 행정대집행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설명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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