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028년까지 미국에 31조원 투자

2025-03-25 13:00:14 게재

정의선, 백악관에서 제철소 신설 등 투자계획 밝혀

트럼프 “미국서 생산하는 현대차 관세 낼 필요없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10억달러(약 30조8217억원)를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24일(현지시간) 올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관련해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3월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주 주지사가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 서 있는 가운데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AP

현대차그룹 투자계획은 정의선 회장이 대통령집무실 바로 옆 회의실인 루즈벨트룸에서 직접 발표했다. 한국 기업인이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대미 투자발표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으로 자동차부문에서 미국 현지생산 120만대 체제구축을 위해 총 8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6만대)을 시작으로 2010년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 올해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30만대)를 완공, 미국에서 현재 1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먼저 HMGMA 20만대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총 50만대로 확대한다. 26일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HMGMA 준공식이 예정돼 있다. 또 앨라배마공장, 조지아공장 등 기존 공장도 고품질 신차를 지속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설비 현대화와 효율화 등 보완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120만대 생산체제 기반을 다진다는 목표다.

부품·물류·철강 부문에서는 완성차-부품사간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현대차· 기아와 동반진출한 부품·물류·철강 그룹사들이 총 61억달러를 집행하기로 했다. HMGMA 생산능력 확대에 맞춰 설비 증설로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부품의 현지조달을 추진한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는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저탄소 자동차강판 특화 제철소로, 고품질 자동차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관세 등 불확실한 대외 리스크에 대응력을 높인다. 견고한 철강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철강분야 신성장동력 확보가 기대된다.

미래산업·에너지부문에서는 63억달러를 집행한다. 자율주행 로봇 인공지능(AI)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기업과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법인인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 모셔널의 사업화도 속도를 낸다.

원자력,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와 함께 전기차 충전소 확충에 힘을 보탠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올해 말 미국 미시건주에 소형모듈원전(SMR) 착공을 추진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발전소 사업권을 인수한데 이어 2027년 상반기 상업운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내 자동차기업들과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서비스 연합체인 아이오나(IONNA)를 통해 충전소 설치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로 한국과 미국의 경제 활성화가 촉진되고, 양국간의 경제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혁신 허브 한국에 올해 사상 최대인 2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는 △연구개발(R&D)투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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