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 안갯속, 한덕수 기각…대통령실, 신중모드 속 기대감
‘5대3’ 기대가 확신으로 … 용산 참모, 국무회의 대거 참석
“헌재, 합의 못한 듯” … 윤 대통령, 단식 지지자와 통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직무에 복귀하면서 대통령실의 기각·각하 기대감이 확신으로 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신중모드를 유지하되 한 권한대행의 보좌업무에 진력하면서 국정안정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도 헌재 자극을 최대한 피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존재감만 확인시키는 메시지를 내는 등 발을 맞췄다.
25일 한 권한대행 복귀 후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는 용산 참모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는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국가안보실 1·2·3차장 등이 참석했다. 전직 권한대행인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했을 때에는 현안에 따라 일부 참모들이 참석한 경우는 있었어도 대거 참석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국가안보실에선 국무회의가 열리기 직전 “한 대행이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외교·안보 부처 간 긴밀한 정보공유 및 협업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면서 “국가안보실은 부처 역량 결집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공지문을 내기도 했다. 이처럼 일순 바빠진 대통령실에 대해 안팎에선 윤 대통령 직무 복귀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직 대통령실 참모는 “한 권한대행에 대한 헌재 결정문을 보면 재판관들이 제각각 자기 할 말을 하지 않냐”면서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런 식이라고 보면 5대3 기각 기대가 그냥 기대만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의원들이 (헌재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서도 “한덕수 탄핵이 기각되면서 대통령 탄핵도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위기가 넓게 퍼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선고일이 잡히지 않는 것 자체가 헌법재판관들끼리 합의가 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인 것 같고 기각이나 각하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 보는 게 여당 입장에서 합리적 추론”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로키’ 모드를 유지하며 지지자들에 대해서는 인간적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중이다.
25일 윤 대통령은 28일째 ‘탄핵반대’ 단식 중인 전지영 국가정의실천연합 사무총장와 통화하며 단식중단을 권유했다. 윤 대통령은 석동현 변호사를 통해 이뤄진 통화에서 “건강하셔야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에 함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에 전 사무총장은 단식중단을 결정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