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너지 기업 5곳 담합혐의 현장조사

2025-03-27 13:00:02 게재

애경케미칼·SK에코프라임·이맥솔루션 등

폐유·팜유 등 수소화 공정 거쳐 기름 생산

5개사 국내시장 장악 … 제품가격 짬짜미

SK에코프라임 등 바이오에너지 관련 5개 회사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업계와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 소속 회원사 5곳에 조사관들을 보내 현장조사를 하고, 관련 자료를 검토 중이다. 현장조사 대상 회사는 SK에코프라임을 비롯해 애경캐미칼 이맥솔루션 제이씨케미칼 단석산업 등 모두 5곳이다. 이들 회사는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연료의 국내 거래시장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들 회사들이 폐식용유 등 원자재 납품가격과 제품 출고가격 등을 수년에 걸쳐 담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회사가 생산하는 주요제품은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바이오선박유 등이다. 바이오 연료는 식물성 기름과 폐식용유 등을 정제해 수소화 공정을 거쳐 만든다. 기존 경유차량과 선박 엔진 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 폐유 등을 재활용할 수 있어 유망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손꼽힌다.

실제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유럽에서 이륙하는 항공기에 최소 2%의 바이오항공유(SAF)를 혼합 사용할 것을 의무화는 등 바이오 연료 시장은 매년 확대추세다.

국내 4대 정유사도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 투자규모를 키우고 있다. 국내 정유사 최초로 바이오선박유 급유·운항에 성공한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원료 정제시설을 짓고 있다. 올해 가동을 시작한다는 것이 목표인데, 연간 50만톤(t)의 바이오 원료와 식용유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바이오원료 공동처리를 위해 약 60억원을 시설 개선 부문에 투자했다. 기존 생산 설비에 원유와 바이오 원료를 동시에 투입해 석유제품과 저탄소 제품을 함께 생산하기 위해서다. 약 1조원 이상의 바이오항공유(SAF) 전용 생산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1월 SAF를 유럽에 수출한 데 이어 최근 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부터 일본 ANA항공에 SAF를 수출하고 있으며, 대만 선사 양밍엔 초저유황 바이오선박유도 수출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연료 시장규모는 지난해 1453억달러(약 211조5568원)였다. GMI는 올해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10.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바이오연료산업시장에선 EU와 일본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뒤늦게 시장에 진입한 한국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후발주자인 한국 바이오연료 기업들 사이에선 공정위 조사가 모처럼 일기 시작한 투자확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바이오에너지 기업 담합혐의 조사에 대해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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