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국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

2025-03-27 13:00:04 게재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준공 … 아이오닉5 생산 시작, 내년 기아 차종 투입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격전지인 미국에서 최첨단 제조거점을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미국내 세번째 생산거점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했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견인하는 전략적 생산기지이자 모빌리티 미래를 현실화하는 핵심거점이 될 전망이다. 또 한국과 미국의 경제협력을 강화할 허브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HMGMA에서 아이오닉 5가 생산되는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향후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도 생산 = 이날 준공식에는 정의선 회장,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현대차그룹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현지에서는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조현동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공장에 이은 연산 30만대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를 조지아주에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여의도 4배에 해당하는 1176만㎡(355만평) 부지에서 2022년 10월 첫 삽을 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HMGMA 준공으로 미국에서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향후 20만대를 증설해 120만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HMGMA는 지난해 10월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했고, 3월부터 아이오닉9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기아 모델도 추가 생산하고, 향후 제네시스로 생산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혼류생산체제 도입을 통해 전기차(EV) 하이브리드차(HEV)까지 생산 차종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 40만대 판매에 머물던 당시 미국 현지공장을 설립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2006년 75만대, 기아 조지아공장 준공 이듬해인 2011년 113만대로 판매가 급증했다. 2024년에는 171만대를 판매해 국내판매 125만대보다 실적이 좋았다.

정의선 회장은 “HMGMA는 혁신적 제조역량 이상의 중요한 가치를 지난다”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모빌리티의 미래이며, 바로 이곳에서 그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로 생산 전과정 관리·첨단로봇 투입 = HMGMA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개발·실증한 첨단 제조기술을 대거 도입했다.

최신 자동화·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해 생산 전과정의 데이터를 운영에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중심공장(SDF)으로 조성됐다. 자동 검사설비에서 수집된 데이터로 품질을 관리하고, AI가 생산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상징후를 미리 감지한다.

또 첨단로봇이 고중량·고위험 공정과 검사를 담당할 예정이다. 로봇을 통해 세계 최초로 고중량의 차량 도어 장착공정이 완전히 자동화되고, 로봇결합 비전시스템을 통해 맨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도장 품질이 차체 1대당 5만장의 이미지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팟’이 차체의 복잡한 사양을 확인하는 공정을 책임진다. 향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도 시범 투입될 전망이다.

HMGMA는 쾌적한 근무 환경을 통해 개방형 구조로 설계됐고, 부지내 산책로 등 16만5000㎡(5만평) 규모의 생태공원도 조성 중이다.

HMGMA 의장공장에서는 자율이동로봇(AMR) 200여대가 부품을 공급한다. 이에 따라 부품운반 지게차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완성차량의 품질 검사장 이송은 주차로봇 48대가 담당한다. 주차로봇 2대가 완성차 전면과 후면을 각각 들어 올린뒤 관제시스템(PCS)과 통신하며 지정된 위치로 이송하는 시스템이다.

◆4개 계열사·협력사 연계된 ‘첨단 미래차 클러스터’ = 현대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 21대가 HMGMA로 부품을 운송하는 등 외부 공급망은 현대차그룹의 수소 모빌리티가 활용됐다.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등 4개 계열사가 HMGMA 부지내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HMGMA에 부품을 공급하는 인근의 국내 협력사까지 연계해 ‘첨단 미래차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우선 현대모비스는 연간 30만대의 배터리시스템 및 부품모듈을 생산해 HMGMA로 공급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부지내 통합물류센터(CC)와 출고전 완성차 관리센터(VPC)를 운영한다. 자율비행 드론이 부품 재고현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수요기반 데이터를 통해 부품수량도 예측한다.

현대제철은 부지내 조지아스틸서비스센터(SSC)에서 초고강도강 소재의 자동차용 강판을 가공해 HMGMA에 공급한다. 20만대의 공급량은 향후 40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현대트랜시스는 42만대에 적용되는 시트와 시트 프레임을 HMGMA에 조달한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연산 30GWh 규모 배터리셀 공장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HMGMA 완성차공장, 계열사 및 합작사 설립을 위해 8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진행 중으로, 17개 협력사가 조지아주에 신규 혹은 추가 진출할 것이 전망된다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210억달러(31조원) 규모의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국내기업이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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