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개국중 48개국 7년간 재생에너지 발전 급증
뉴욕타임즈 ‘우주에서 본 청정에너지의 부상’ 보도
32개국은 태양광·풍력 모두 증가 … 체코만 정체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최근 7년간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 발전설비를 크게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4대국(지역 포함)일수록 청정에너지 보급량이 많았다.
뉴욕타임즈는 최근 ‘Global Renewables Watch’ 데이터를 인용해 ‘우주에서 본 청정에너지의 부상’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조사대상 49개국중 48개국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이 증가했다.

조사대상 중 체코만 정체상태였다. 체코는 태양광만 약 2GW 보유했다.
조사대상 중 32개국은 태양광과 풍력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발전만 증가한 국가는 러시아 사우디 UAE 요르단 이스라엘 이집트 헝가리 불가리아 대만 필리핀 등 10개국이다. 중동국가들이 많다.
풍력발전만 증가한 국가는 스웨덴 핀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우루과이 등 6개국이다 .우루과이를 제외한 5개국은 유럽국가다.
국가별 일사량과 풍속, 지리적 위치와 면적 등에 따른 차이로 분석된다.
◆중국이 세계 재생에너지설비 38% 보급 = 중국은 태양광과 풍력 설치용량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세계에 보급된 재생에너지 용량은 2023년 기준 4242.8GW이다. 세부적으로는 태양광 1611.5GW, 수력 1410.8GW, 풍력 1014.9GW 순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의 37.6%인 1595GW를 보급했다. 미국의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437.3GW로 세계 비중이 10.3%였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9005.7TWh이며, 중국이 2921TWh로 32.4%를 차지한다. 이어 미국 959.2TWh, 독일 269.1TWh, 일본 229.2TWh, 프랑스 142.6TWh 등이다.
뉴욕타임즈는 중국이 세계 총 풍력터빈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2만개 이상을 건설했으며, 150만에이커(ac)의 공익사업용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고 밝혔다. 반면 석탄발전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태양광과 풍력을 합친 발전량이 2024년 처음으로 석탄을 앞질렀다. 태양광은 2024년에 추가된 신규 용량의 80% 이상을 차지했으며, 이 중 3분의 1이 텍사스에 설치됐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대규모 배터리 저장장치가 적용돼 야간에도 태양광에서 만든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인도도 태양광과 풍력발전량이 급증했으며, EU는 태양광과 풍력 전체 발전량이 화석연료를 합한 것보다 많았다.
바람이 많이 부는 북유럽 해안은 풍력 발전에 적합하며, 덴마크의 경우 2024년 전기의 약 60%를 차지했다.
◆태양광 패널가격 급락 …보급확대 기여 = 2023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으로 1159억4400톤CO2eq에 달해 세계 배출량의 30.1%를 차지했다.
미국은 59억6100톤CO2eq로 세계 배출량의 11.2%를 기록했다. 인도는 41억3400톤CO2eq 7.8%였다. 이 이세 나라의 배출량이 세계 총량의 절반에 육박(49.1%)했다. 국가별 배출 4위는 러시아(26억7200톤CO2eq)지만 유럽연합(EU)를 포함할 경우 32억2200톤CO2eq 로 EU가 4위다.
에너지 연구기관 엠버의 글로벌 인사이트 디렉터인 데이브 존스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 동안 태양광 패널 비용이 엄청나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가스 가격이 치솟은 것을 고려하면 대량의 태양광 발전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는 사업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가격은 와트(W)당 1975년 130.7달러에서 1990년 11.94달러로 급락했고, 2010년 2.39달러, 2023년 0.31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낮은 가격은 주로 태양광 패널 국제 시장의 약 80%를 공급하는 중국의 대규모 제조에 기인한다. 2024년 중국 태양광 패널의 최대 수입국은 네덜란드 브라질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순이었다.
개선된 배터리 기술은 태양광의 확산에 또 다른 요인이다. 낮에 발전해놓은 태양광을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해놓으면 해가 진 후에도 집에서 요리 세탁 TV 시청 등 사용하는 전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풍력 프로젝트는 어려움에 처한 반면 태양광 발전은 빠르고 저렴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는 분석했다. 실례로 호주에서는 태양광이 국가 전력생산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브라질에서는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가뭄으로 인한 광대한 수력발전 시스템의 변동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멕시코 튀르키예 베트남 등 신흥 경제권에서도 태양광에너지는 풍력발전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는 재생에너지 전환 늦추려고 노력” = 하지만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낙관하긴 어렵다. 트럼프 2기 정부의 등장으로 화석연료 몸값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청정에너지는 소외받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소말리아의 태양광 발전량은 10년 동안 0%에서 17%로 증가했지만, 이러한 성장을 지원하던 국제개발처(USAID) 프로그램인 ‘파워 아프리카’는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지난 2월 대부분 폐지됐다. 또 베트남정부는 태양광발전 사업자에게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겠다고 보장한 후 개발이 가속화됐지만, 이 정책을 소급해 종료하자는 제안으로 수십억달러의 투자가 위협받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화석연료를 장려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늦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재생에너지기구는 파리기후 협약에서 정한 2050 탄소중립 등 가장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신규 용량이 매년 현재의 두 배가 되어야 한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