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생태계 유지·강화 힘쓸 것”
박성택 산업부 차관, 미 관세부과 예상 현장점검 … 지난해 대미국 차 수출 51조원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28일 경기도 평택항과 기아 광명공장을 잇따라 방문해 자동차 생산 및 수출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계획 발표로 시장 우려가 커진 가운데 업계 예상 피해상황을 확인하고 건의사항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박 차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동차 수출항인 평택항에서 자동차전용운반선에 올라 자동차 선적작업 현장을 점검하고, 현대글로비스 김태우 부사장 등 관계자들과 현안을 논의했다. 기아 광명공장에서는 자동차 제조라인을 둘러본 후 최준영 기아 사장과 명화공업을 비롯한 협력사 대표 등을 만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관세 조치와 관련해 경쟁국과 비교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미국측과 협상해 달라”면서 “경영 어려움이 큰 부품기업에게 긴급 경영안정자금, 시장 다변화 등 다양한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차관은 “미국의 관세부과로 우리 기업의 수출과 산업 생태계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며 “오늘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포함해 관계부처와 함께 자동차산업 지원방안을 조속히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 투자환경 개선방안도 적극 검토해 국내산업 생태계 유지·강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3일부터 한국산을 포함한 외국산 수입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의 대미국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달러(약 51조원)로 미국으로 향한 전체 수출(1278억달러)의 27.1%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더 크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액이 708억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49.1%에 이른다. 따라서 트럼프발 관세는 국내 자동차업체에게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184만대다. 이 가운데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 차량은 각각 102만대, 15만대다.
현대차·기아의 대미 수출 전체의 약 64% 수준이다. 특히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모델이 주로 한국에서 생산된 후 수출해와 향후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한국GM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GM의 한국사업장에서 생산한 49만7000대 중 41만9000대(84.3%)가 미국으로 향한 수출물량이었다.
부평공장은 ‘트레일블레이저’, 창원공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등 비교적 저가모델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따라서 차량가격에 25% 관세가 붙을 경우 수출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올 하반기부터 유럽 전기차브랜드 ‘폴스타’를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할 계획이었지만, 관세부과로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KG모빌리티는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물량은 없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의 대미국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경우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