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여파 봄 축제 취소·연기

2025-03-28 13:00:04 게재

산청 의성 하동 등

충청·수도권도 동참

역대 최악의 대형 산불 여파로 지역 축제들이 줄줄이 취소·축소·연기되고 있다. 희생자가 늘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산불이 발생한 경상권은 물론 충청·수도권 지자체들도 축제를 취소·연기하고 있다. 반면 산불 발생 인접 지자체에서 마라톤대회를 강행,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주일째 계속된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남 산청군은 27일 “산불 피해 복구와 일상회복에 전념하기 위해 4월 축제와 행사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동의보감촌 잔디광장에서 개최하는 ‘2025 산청 농특산물 대제전’과 11일부터 20일까지 생초면 어서리 생초국제조각공원 일원에 마련한 ‘제6회 산청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축제’가 취소된다.

논산딸기축제 포스터. 논산시 제공

하동군도 이날 28~30일로 예정됐던 제27회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전면 취소했다고 밝혔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전 행정인력이 동원돼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벚꽃축제는 부득이 취소하게 됐다”며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이 많아 아쉬운 마음이지만 지금은 산불 진화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경북에서도 봄 축제 취소가 잇따랐다. 안동시는 오는 31일부터 4월 13일까지 예정됐던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행사’와 4월 2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안동벚꽃축제’를 모두 취소했다. 의성군은 사곡면 ‘산수유꽃맞이 행사’의 공연과 부대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했고 영덕군은 26일로 예정됐던 ‘황금은어 방류행사’를, 고령군은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고령 대가야축제’를 전면 취소했다. 김천시는 ‘연화지 벚꽃 페스타’ ‘벚꽃길 걷기 행사’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 등 봄철 주요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산불 영향권이 아닌 지역에선 축제 축소·연기가 이어졌다. 통영시는 ‘제20회 봉숫골 꽃 나들이 축제(3월 29~30일)’를, 남해군도 ‘꽃 피는 남해 축제’, 창녕군은 ‘부곡온천 축제(3월 28~30일)’를 각각 다음달로 미뤘다.

경남 창원시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열리는 ‘진해군항제’의 불꽃쇼를 모두 취소했고, 울산 울주군도 같은 기간 열리는 ‘제6회 울주 작천정 벚꽃축제’를 축소하기로 했다. 전남 구례군은 당초 28일로 예정된 ‘구례 300리 벚꽃축제’ 개막식을 취소했고, 충북 옥천군 ‘묘목축제’와 충남 논산 ‘딸기축제’, 경기 이천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 등도 행사가 축소됐다.

반면 경남 산청과 인접한 합천군이 오는 30일 벚꽃마라톤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합천군은 27일 보도자료를 내 “최근 산불 등으로 인해 대회 개최 여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대회를 예정대로 정상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군청 누리집 ‘군민의 소리’ 게시판에는 “지금 대한민국이 산불로 초상집 분위기인데 마라톤대회 개최가 말이 되나”라는 등 비판글이 이어지고 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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