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탄핵 길목 한덕수…마은혁 결자해지? 미임명 명분쌓기?

2025-03-31 13:00:36 게재

복귀 1주일 만에 또 탄핵 국면 … 오전 일정 없이 숙고

국무위원 간담회 소집 … 상법개정안·마은혁 논의할 듯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가 직무 복귀 1주일 만에 또 다시 탄핵 기로 앞에 섰다. 한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이 중대결심 운운하며 ‘마은혁 임명 시한’으로 지정한 1일 오전 국무위원 간담회를 소집해 중지를 모을 계획이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건을 놓고 한 권한대행이 결자해지를 할지, 또다른 명분쌓기만 하고 버티기를 지속할지 이날 결정될 전망이다.

한덕수 권한대행, 산불 중대본 회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31일 정부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오는 1일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비공개 국무위원 간담회를 소집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상법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간담회에선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법개정안의 거부권 행사 시한은 다음달 5일까지인데 그 전에 열리는 정례 국무회의는 1일뿐이다. 만약 날짜를 미룬다면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야 하는데 야당의 줄탄핵 위협이 높아지고 있어 그 전에 마무리지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경제6단체장과 간담회를 열어 상법개정안과 관련한 재계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재계는 거부권을 건의한 바 있다. 한 권한대행은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거부권 행사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위원 간담회가 열리는 1일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마은혁 임명 시한’으로 통보한 날이라는 점에서 마 후보자 임명 관련한 의견교환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30일 박 원내대표는 “한 총리가 4월 1일까지 헌법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사실상 한 권한대행에 대한 재탄핵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권한대행 측은 국무위원 간담회와 관련해 “정확한 시간이나 의제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국무위원 간담회 및 국무회의 전날인 31일 오전에 공개일정을 잡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 권한대행이 숙고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 측은 “내부 보고 일정이 많다”면서 “(숙고에 들어갔다는 건) 그냥 해석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이 1일 국무회의에서 마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는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국무위원 간담회에선 마 후보자 임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명분으로 마 후보자 임명을 또 한번 보류할 경우 ‘재탄핵’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야당 입장에서 ‘줄탄핵’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헌재 선고가 늦어지며 빚어진 혼돈에 대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어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이 쉽지 않다.

만약 한 권한대행이 기존의 태도를 바꿔 마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에는 정국은 또다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변론재개 신청 등으로 헌재 선고가 또 한번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까지 선고가 내려질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만약 그 이후로 미뤄진다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임명이라는 공이 한 권한대행에게 되돌아올 수도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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