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홈플러스 경영진 검찰 수사

2025-04-01 13:00:07 게재

홈플러스 채권 매수 기업 검찰에 고소

증권 4개사·시민단체, 고소·고발 예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경영진에 책임이 있다는 고소가 검찰에 접수됐다. 증권사 등 추가 고소·고발도 예정되어 있어 향후 검찰 수사가 주목된다.

1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A사가 지난달 28일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A사는 MBK·홈플러스 경영진이 홈플러스 신용등급 강등을 미리 알고도 이를 숨긴채 단기 채권을 발행했다고 보고 있다. A사는 고소장에서 “MBK측이 전자단기사채와 물품구매용 유동화전단채(ABSTB)를 정상적으로 결제할 것처럼 기망해 자금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A사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월 10일부터 2월 28일까지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와 ABSTB를 138억원어치 사들였다. 그런데 마지막 채권을 사들인 날 홈플러스 신용 등급은 ‘A3’에서 ‘A3-’로 하락했다. 이후 나흘 만인 2월 4일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A사는 “김병주 회장 지시에 따른 경영진은 증권사 담당자들에게 홈플러스 채무 상태가 양호하고 향후 부도 내지 회생·파산 신청 계획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며 “그러나 사실은 홈플러스의 재무 상태가 악화되어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ABSTB의 지급이 정지되거나 부도가 날 위험을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아직 (수사팀에) 배당은 안 된 상태”라고 밝혔다.

신영증권을 비롯한 하나증권 유진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4개 증권사도 홈플러스 경영진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들 4개사는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예상하고도 ABSTB를 발행했고 이 결과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 25일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 강등을 전달받았는데도 사흘 뒤인 28일 ABSTB가 발행됐다는 것이다. 신영증권은 820억원 상당의 ABSTB를 발행했고 다른 증권사들은 이를 개인과 일반 법인 등에 판매했다. 사태 발생 한 달 전에도 1800억원 이상의 ABSTB가 발행됐다.

4개사는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이번 주 검찰에 홈플러스측을 고소할 예정이다.

신영증권은 “법적대응을 할 지 검토한 결과 홈플러스와 경영진을 대상으로 고소하기로 결정을 했다”며 “법무법인을 선임했고 현재 고소장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MBK는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용등급 강등을 확정받은 후에 회생절차를 결정해 사기 발행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민단체도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홈플러스 경영진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지난달 31일 ”홈플러스는 사실상 MBK가 운영했기 때문에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을 특경법상 횡령·배임·사기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며 ”회계조작과 조세포탈 혐의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투기자본감시센터 등 시민단체는 지난달 20일에도 김 회장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경법상 횡령· 사기 등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고발한 바 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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