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선고 D-1, 여권 잠룡들 동상이몽
김문수 홍준표 ‘기각·각하’ 기대감
오세훈 안철수 유승민 “승복” 강조
한동훈, 행보 자제하며 정책 메시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몸을 낮추며 복잡한 속내를 애써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로키’ 모드를 유지하며 지지층의 여론을 살피는 동시에 선고 후 펼쳐질 정국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 탄핵 반대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공개적으로 탄핵 기각·각하 기대감을 드러내며 일단 ‘탄핵 반대’ 강성 지지층에 구애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시장은 2일 페이스북에 “탄핵 기각을 예측해 본다”며 윤 대통령 복귀 전망에 힘을 실었다. 홍 시장은 “본래 적대적 공생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 대통령 동시 퇴장을 예상하는 분이 많았다”며 “서울고등법원 이상한 판사들의 억지 무죄 판결로 이 대표가 일시 살아나는 바람에 당연히 윤 대통령도 헌법재판소에서 살아날 것으로 본다”고 썼다.
김 장관도 전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사진과 함께 “탄핵 각하와 직무 복귀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탄핵 반대 입장에 선 것은 물론, 탄핵심판이 시작된 후로는 헌법재판소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얻어 왔다.
그에 비해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은 선고결과에 섣부른 전망이나 기대보다는 승복과 미래, 그리고 국민통합에 무게를 두는 입장을 앞세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 선고일 전후 치안과 관련한 치안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는 등 차분히 업무를 이어갔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서울시는 안전 협력 체계를 점검했다”면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택할 길은 오직 승복과 안정뿐”이라면서 “여야 모두 국민 앞에 결과를 인정하고 국정안정에 전념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국민을 위해 과거의 갈등이 아닌 미래의 희망을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승복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최종”이라면서 “자신이 원하는 결정이 나오지 않더라도, 선고 이후에라도 승복 선언을 해야 한다. 윤 대통령도, 이 대표도 승복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3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심판) 결과를 예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민 그리고 여야 정치권 모두 헌재 판결이 나오게 되면 결정에 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선고일 지정과 관련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기존에 예정돼 있던 공개 일정은 취소하고 SNS를 통해 정책 메시지를 내는 쪽으로 선회했다. 2일에는 외국인 영주권자의 지방선거 투표권 제한 법안에 대한 찬성 입장과 산불 피해와 관련한 위로 메시지를 연달아 올리기도 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