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백신 작동원리 세계 최초 밝혀

2025-04-04 13:00:01 게재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 단장 “mRNA 활용분야 확대될 것”

국내 연구진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의 작동 원리를 세계최초로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mRNA 백신을 더욱 효과적이고 안정적으로 개발하고 암이나 면역질환 등으로 mRNA 기반 치료제가 확산되는 계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연구진이 mRNA 백신의 세포 내 전달과 분해를 제어하는 단백질 군을 찾아내고 그 작동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mRNA는 메신저(전령)와 RNA(리보핵산)을 합친 개념이다. RNA는 세포 유전정보를 복사해 세포질에서 단백질을 만든다. 이때 mRNA는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운반책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잘 알려진 mRNA 기반 치료제는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처럼 특정한 단백질을 만들도록 설계한 mRNA를 인체 내 세포에 직접 주입해 면역력이 생기게 한다.

이처럼 mRNA 기반 치료제의 일반적인 작용 과정은 밝혀졌지만 치료용 RNA가 체내에서 어떻게 작동•조절되는지 구체적인 과정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코로나19 백신의 주역인 N1-메틸수도유리딘 변형 염기는 mRNA 백신의 효능 혁신과 상용화를 이끌었지만 무엇이 효능을 높였는지, 원리가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았다.

연구팀은 외부 mRNA를 제어하는 세포 내 인자를 찾기 위해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녹아웃 스크리닝’을 진행했다.

이 기법은 세포 내 단백질 유전자 1만9114개 중 하나를 없앤 세포들을 만들고 형광단백질(GFP)을 만드는 mRNA를 넣은 지질나노입자를 주입해 세포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mRNA 활성화를 형광 정도를 통해 판별하고 이 세포에서 어떤 단백질이 사라졌는지를 분석해 연관된 인자를 찾을 수 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세포막 표면에서 외부 물질 유입을 돕는 당단백질인 황산헤파란 분자가 mRNA를 감싼 지질나노입자와 결합해 세포 내 유입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지질나노입자가 세포 내 소포체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양성자 이온 펌프인 ‘V형 아데노신삼인산(ATP) 가수분해효소’(V-ATPase)가 소포체 내부를 산성화시키고 지질나노입자가 양전하를 띄도록 해 소포체 막을 일시적으로 파열시키는데, 이 막이 깨지면서 mRNA가 세포질로 방출돼 단백질 발현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 더해 연구팀은 양성자 이온이 외부 RNA의 침입을 경보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도 처음 확인했다.

세포질 내에 ‘TRIM25’ 단백질이 외부 mRNA를 침입자로 인식하고 제거하는데 이 단백질이 소포체 막 파열로 방출되는 양성자 이온에 의해 활성화되며 외부 RNA를 빠르게 절단하고 분해하는 것이다.

김빛내리 단장은 “이번 연구를 활용하면 약의 용량을 줄여 효과적이면서도 부작용을 줄이는 안전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며 “RNA뿐 아니라 면역, 세포 신호 분야에서도 새 연구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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