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2
2024
한 사업장에 여러 노동조합이 있을 때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해 교섭하게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규정한 노동조합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12년 만에 다시 나왔다. 노조들이 자율적으로 교섭 대표를 정하지 못할 땐 조합원 과반이 속한 노조를 대표로 인정하는 조항, 대표 노조만 쟁의행위를 주도할 수 있게 한 조항도 각각 합헌으로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9조 2항 등에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교섭창구 단일화’는 하나의 사업이나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2개 이상 있을 경우 노조 측의 교섭창구를 하나로 만들어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0년 1월 노조법 개정을 통해 2011년 7월부터 시행됐다. 청구인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입법 취지와 다르게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사기업 경영성과급을 임금으로 봐야 할 지가 대법원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사용자측 손을 들어주는 하급심 판단이 또다시 나와 눈길을 끈다. 한화오션 퇴직자들이 퇴직금 산정과 관련해 경영성과급도 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며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경영성과급은 노동의 대가가 아닌 근로복지 차원에서 보상하는 개념이라고 판단했다. 경영성과급이 근로자의 노동의 대가인 임금에 포함되는지, 아니면 근로복지 차원에서 보상하는 사업이익 분배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업계 및 노동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민사5부(최윤정 부장판사)는 최근 한화오션 퇴직자 970여명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한화오션 퇴직자 970여명은 사측이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경영성과급을 제외하고 계산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주자 경영성과급도 평균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매년 노사 단체
07.01
한국이민정책학회(회장 임동진)는 오는 4일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 유니토피아관에서 ‘인구위기 해소를 위한 지역 중심 이민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이민정책학회와 아산시가 공동 주최하며, 이민정책연구원과 경북연구원 등이 주관한다. 행사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정책, 이민자 수용성, 한국어 교육, 지역 대학의 역할, 지역 돌봄서비스, 이민자의 지역사회 정착 및 통합, 중앙-지방 이민정책 협업체계, 외국인 주민 불평등, 다문화주의와 상호문화주의, 이주 배경 청소년 등 다양한 이슈가 다뤄질 전망이다. 임동진 한국이민정책학회장은 “인구감소, 지방소멸 등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민정책 논의가 지방정부 차원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며 “중앙부처 중심에서 점점 지방 중심의 체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도박 사이트 업주가 벌어들인 범죄수익 35억원을 추징하도록 명령한 하급심 판결이 수익 규모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범죄 실행경비를 입증 없이 범죄수익으로 단정해 추징하면 안된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 개장), 도박공간 개설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약 35억원을 추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월 30일 밝혔다. A씨는 2013년에서 2016년 사이 베트남 호치민, 중국 선전에서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들을 개설해 운영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3억2000만원을 추징했다. 2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약 35억원을 추징하는 등 양형을 강화했다. 추징액은 A씨가 검찰 조사에서 ‘직원들 급여 등 경비 명목으로 월 1억원 정도가 지출됐다’고 진술한 점을 근거로 최소
주식매매 정보를 제공한 이른바 ‘주식 리딩방’의 계약 자체가 불법이더라도, 이 계약을 토대로 한 위약금 합의까지 무효로 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주식회사 A사가 B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A사는 증권정보 제공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B씨는 2021년 12월 A사에 가입금 1500만원을 내고 6개월짜리 ‘VVIP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매수시 종목·수량·가격, 처분시 시점·수량 등을 받는 계약이었다. A사와 B씨는 특약사항으로, 서비스 제공기간이 끝난 시점에 목표 누적수익률이 700%에 이르지 못할 경우 A사가 B씨에게 6개월 동안 추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목표 누적수익률이 200%에 이르지 못할 경우 A사가 B씨에게 이용요금 전액을 환불하기로 했다. 문제는 B씨가 계약 기간 중간 해지를 요청하
06.28
자신이 상속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사람이 다른 공동 상속인들에게 상속분 가액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10년으로 제한하는 민법 규정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재판장 이종석 소장)는 27일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민법 제999조 제2항의 ‘상속권의 침해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중 민법 제1014조에 관한 부분에 대해 위헌 결정했다. 민법 제999조는 ‘상속 회복 청구권’을 규정하고 있다. 상속 회복 청구권은 어떤 이유로 상속권을 보장받지 못한 사람이 그 권리를 회복하게 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런데 민법 제999조에 따르면 상속 회복 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된다고 돼 있다. 이 사건 청구인 A씨는 2019년 어머니로부터 자신의 생부가 B씨라는 사실을 들었다. 이에 친생자 인지 청구 소송을 통해 2021년 12월 법원에서 친생자임을 인정 받았다. 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장은 새 대법관 후보자로 노경필 수원고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3기), 박영재 서울고법 부장판사(22기), 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26기)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오는 8월 1일 퇴임하는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의 후임이다. 윤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인사청문회 등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법원은 27일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재판으로 공정하고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충실히 보장할 수 있는 법률 지식과 판단 능력, 사법부 독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의지 등을 두루 겸비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경필 부장판사는 광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1997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용된 이후 약 27년 동안 서울·수원·광주·대전 등 전국 각지 여러 법원에서 민사, 형사, 행정 등 다양한 재판 업무를 담당한 정통 법관이라는 평이다. 5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며
앞으로 친족 간 발생하는 재산 범죄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이 가능해진다. 친족 간 재산 범죄 처벌을 면제하는 형법상 ‘친족상도례’ 규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재판장 이종석 소장)는 27일 친족상도례를 규정한 형법 328조 1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법원과 검찰 등 국가기관은 이날부터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없고, 2025년 12월 31일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조항은 효력을 상실한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형사 피해자가 법관에게 적절한 형벌권을 행사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다”며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것으로서 형사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인은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으로, 삼촌을 횡령·준사기 혐의로 고소했으나 동거친족이라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형법 328조 1항은 직계혈족
06.27
2020년 7월 부산에 내린 폭우로 침수돼 시민 3명이 숨진 초량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명의 공무원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충북도·청주시 공무원들의 향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7일 오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부산 동구 공무원 4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부산시 전 재난대응과장과 동구 전 부구청장과 기전계 직원 2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도 확정했다. 2021년 4월 기소된지 3년 2개월 만이다. 초량지하차도 참사는 2020년 7월 23일 오후 9시28분께 부산 동구 초량제1지하차도에서 폭우에 갑자기 불어난 물로 3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다. 당시 지하차도에 설치된 재해전광판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출입 금지’ 문구가 표시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하차도에 진입한 차량 6대
06.26
마약사범이 지난해 처음으로 2만명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0대 마약사범과 여성, 공급사범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검찰청은 26일 2023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하고, 2023년 마약사범이 2만761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만8395명에 비해 약 50.1% 증가한 것이다. 백서에 따르면 공급사범(밀조·밀수·밀매)은 2023년 9145명으로 전년도(4890명) 대비 약 87% 증가했다. 10대 마약사범은 1477명으로 전년도(481명) 대비 약 207%늘어났으며, 20대 마약사범은 8368명으로 전년도(5804명) 대비 약 44.2% 증가해 전체의 35.6%를 차지했다. 또 여성 마약사범의 증가세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마약사범은 지난해 8910명으로 2022년 4966명 대비 약 79.4% 증가했다. 2021년 23.6% 였던 여성 마약사범 비율은 2022년 27%, 2023년 32.3%로 증
선거 유사기관을 만들어 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청구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헌법재판소는 하 교육감이 유사기관 설치 금지를 명시한 공직선거법 89조 1·2항과 이에 준용하는 교육자치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의 각하 사유가 없어 전원재판부에 회부한다고 25일 결정했다. 헌법소원 심판의 경우 청구서 접수 후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되는 지정재판부가 사전심사를 해 각하 또는 전원재판부 심판 회부 등을 결정한다.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가 접수되면 30일 이내에 본안 심리 여부가 결정되는데 하 교육감은 지난 7일 청구했다. 전원재판부는 이에 따라 이 사건에 대한 서면 심리, 증거 조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기각, 각하(합헌), 인용(위헌) 등의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만약 전원재판부가 헌법소원을 인용한다면 대법원 판결이 난 뒤라도 하 교육감은 재심을 청구할 수
경찰관이 손님으로 위장해 성매매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영장 없이 업소를 촬영하거나 몰래 녹음하더라도 형사재판에서 적법한 증거로 쓸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경기 고양시에서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면서 2018년 5월 17일 손님으로 위장한 남성 경찰관에게 성매매를 알선했다가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기 고양경찰서 생활안전과 경찰관들은 A씨의 업소에서 불법 성매매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위장수사 기법으로 단속에 나섰고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업소를 긴급 수색했다. 재판에서는 단속 경찰관이 A씨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음성파일과 단속 사실을 알린 뒤에 업소 내부를 촬영한 사진, 여성 종업원의 진술서 등이 증거로 제출됐다. 쟁점은 이렇게
06.25
비위 의혹 등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차장검사)의 3차 변론의 쟁점은 이 검사의 처남 휴대전화 포렌식을 증거로 채택할지 여부다. 증인으로 채택된 이 검사의 처남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며, 처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했던 업체 대표만 증인으로 참석한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 검사 탄핵 3차 변론기일을 연다. 이날 주요 쟁점은 처남 조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보고서의 증거 채택 여부다. 헌재는 이 검사의 처남 조씨 휴대전화 메모리를 복제한 원본 이미지 파일 분석 결과물 중 △2014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조씨와 이 검사, 조씨와 이 검사의 배우자인 조씨 누나가 주고받은 메시지 일체 △‘마약’ 등 특정 키워드 11개가 포함된 메시지 일체 등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 검사는 △처남 조씨의 마약 사건 특혜 △조씨가 운영하는 골프장 직원들의 범죄경력 무단 조회 △선후배 검사들에게 골프장 이용 편
법무부가 범죄피해자에 대한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직을 신설한다. 법무부는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공포·시행한다고 전자관보에 게시했다. 법무부는 인권국에 범죄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신설하고 필요한 인력 9명을 증원한다. 이 중 5명은 고용노동부 소속 공무원 1명과 검찰청·경찰청 소속 공무원 각 2명씩 충원한다. 범죄피해자 통합지원센터장은 서기관 또는 검찰수사서기관이 맡는다. 센터장은 센터 운영·관리에 관한 사항, 관계기관과의 연계체계 구축 및 협력에 관한 사항, 통합지원 실시 및 관련 통계 관리·분석 및 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 등을 관장한다. 법무부는 또 마약류 관련 부처 간 협업을 위해 법무부 정원 1명의 직급을 상향 조정하고, 국립법무병원에 두는 약무직 공무원 3명을 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내용 등도 개정령에 담았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06.24
지인이 몰래 차를 운행하다 사고를 냈어도 운행자 책임이 인정되면 차량 소유주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홍구 대법관)는 최근 한 보험사가 차량 소유주 A씨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게임 동호회에서 만난 지인 B씨의 집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함께 술을 마신 뒤 B씨의 집에서 잤다. B씨는 다음 날 오전 A씨가 자고 있는 틈을 타 자동차 열쇠를 몰래 가지고 나와 운전하다 행인을 치는 사고를 냈다.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는 A씨에게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쟁점은 지인이 허락 없이 차를 운전했을 때 차량 소유주에게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지였다. 1심은 A씨의 책임을 인정해 두 사람이 공동으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2심에서는 A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
06.21
국민연금공단이 불법행위 피해자에게 연금급여를 지급한 다음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대위할 경우, ‘공제 후 과실상계설’을 인정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기존 판례인 ‘상계 후 공제설’을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 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0일 국민연금공단이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을 적용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16년 1월 경남 사천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B씨가 운전하던 택시에 부딪혀 사지마비 부상을 당했다. 1심은 B씨가 A씨에게 손해배상금 6억9000만원 지급을 명령했다. 이후 공단은 A씨에게 장애연금 2650만원을 준 뒤 국민연금법에 의거해 B씨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했다. 대위는 채무자가 아닌 사람이 대신 채무를 변제하고 구상권을 취득하면서 채권이 넘어가는 것을 말한다. 공단은 이 과정에서 ‘상계 후 공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자에게 단순 소지죄 보다 무거운 처벌을 하려면 구체적으로 판매하거나 배포할 목적이 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소지 혐의를 받은 사회복무요원 A씨에게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2121개를 자신의 휴대폰 등에 보관한 혐의를 받았다. 또 사기 혐의도 적용됐다. 문화상품권을 보내주면 성착취물을 판매할 것처럼 속여 ‘먹튀’한 혐의였다. A씨는 같은 수법으로 55차례에 걸쳐 6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받아냈다. 재판의 쟁점은 A씨에게 청소년성보호법의 처벌조항 중 무엇을 적용할지였다. 범행 시점을 기준으로 A씨에게 적용된 옛 청소년성보호법 11조 2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
운전 중 일반 도로에서 백색실선을 침범해 발생한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04년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 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0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전원일치로 확정했다. 공소 기각이란 검찰의 공소가 부적법하다고 보고 소송을 끝내는 절차다. A씨는 2021년 7월께 편도 4차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1차로에서 2차로로 진로를 변경했다. 이곳은 진로 변경을 제한하는 ‘백색실선’이 설치된 곳이었지만 A씨는 이를 무시했다. 결국 2차로에서 주행하던 택시가 A씨의 차량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정거했고, 택시 승객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검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반면 A씨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교통사고를 일으켰다고 해서 무조건 형사처벌 대상
06.20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검찰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10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청주지방검찰청은 19일 충북도청 공무원 7명, 청주시청 공무원 3명 등 총 10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해 7월 15일 오전 8시 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당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진 사고다. 지하차도 관리 책임이 있는 충북도 공무원들은 사고 당일 미호천교 지점 수위가 지하차도 통제 기준에 도달했음에도 차량 통제를 하지 않는 등 비상 대응을 부실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지하차도를 비추는 CCTV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홍수경보 메시지를 수신하고도 보고 및 전파 등 위험 상황을 알리지 않는 등 매뉴얼 상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시 공무원들은 미호천교 도로
06.19
유부남인 사실을 숨긴 채 7년간 교제한 여성에게 강제로 임신을 중단(낙태)시킨 3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징역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부동의낙태·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자신과 교제하던 여성 B씨를 속여 두 번 임신을 중단시키고, 불륜 사실이 들통나자 교제 기간 촬영한 여성의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4년경부터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B씨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다 2020년 9월 B씨가 임신하자, B씨를 설득해 낙태하게 했다. B씨가 2021년 6월 다시 임신하자 A씨는 재차 임신 중단을 권유했다. B씨가 거절하자 임신 중단용 약물을 임신부에게 필요한 영양제인 엽산인 것처럼 속여 먹게 해 아이를 잃게 했다. 두 사람은 2021년 12월 결혼하기로 했으나, A씨는 결혼식 이틀 전 코로나에 걸렸다고 거짓말해 식을 취소시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