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3
2024
골프장이 회원제에서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할 때 기존 회원들과 맺은 요금할인 약정은 향후 대중제 골프장이 양도될 때 승계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회원 권리를 포기하는 내용의 합의를 했기 때문에 체육시설법에서 말하는 ‘회원’이 아니어서 승계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근 A씨 등이 B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각 7000만원 배상)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A씨 등은 2010년 춘천에 있는 한 회원제 골프장 운영사로부터 입회보증금 2억8000만원을 지급하고 창립회원권을 분양받았다. 2015년 운영사는 재정난을 이유로 회원제가 아닌 대중제로 골프장 운영 방식을 바꾸되, 기존 회원들에게 입회보증금을 50%(1억4000만원) 지급하면서 남은 보증금·회원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회원 및 가족 1인(법인은 임직원 2인)을 대상으로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의혹을 수사 중인 부장검사로부터 직접 대면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이 특정 사건에 대해 부장검사의 보고를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 총장이 직접 수사 진행 상황을 챙기며 신속·엄정한 수사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총장은 지난달 30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정기 주례보고를 받았다. 이날 보고에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김승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과 신자용 대검 차장검사 등 일부 대검 참모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장은 김 부장검사에게 그동안의 수사 진행 상황과 향후 수사 계획을 묻고 엄정하고 신속한 사건 처리를 강조했다고 한다. 통상 주례보고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것과 달리 이날 보고는 두 시간 넘게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 주례 보고에 일선 검찰청 부장검사가 참석해 특정 사건에 대해 보고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검
05.31
헌법재판소가 헌정사상 첫 ‘검사 탄핵’ 사건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안동완(사법연수원 32기) 부산지방검찰청 2차장검사의 탄핵심판에서 9명 중 6명이 법 위반(권한남용·성실의무 위반) 사실은 인정했지만 탄핵할 정도의 ‘중대한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재판관은 4명이었기 때문이다.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가능하다. 헌재에 계류 중인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이정섭 검사의 탄핵 사건에서도 격론이 예상되는 가운데 어떤 결론이 나올지 관심사다. 헌법재판소(이종석 재판소장)는 30일 헌정사 최초 ‘검사 탄핵’ 사건인 안동완 검사의 탄핵심판에서 재판관 5대 4로 기각 결정했다. 안 검사 탄핵 재판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안 검사가 2014년 5월 전직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의 간첩 혐의 사건에서 증거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자 이미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별도의 대북 송금(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을 가져와 유씨를 추가 기소한 것이 검찰의
부정 청탁과 조세 포탈 의혹 등으로 4개월간 조사하던 현직 검사장 진정 사건이 부산고등검찰청에서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이송됐다. 부산고검은 피진정인인 A 검사장의 주거지가 바뀌어 사건을 종결하고 서울고검으로 이송한다고 30일 밝혔다. 부산고검 관할에서 근무하던 A 검사장이 지난 16일부터 서울고검 관할로 발령 난 데 따른 조처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A 검사장의 부정 청탁 행위 등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해 검토한 뒤 대검찰청에 보냈고, 대검은 지난 1월 사건을 부산고검에 배당했다. 부산고검은 4개월가량 A 검사장 사건을 조사했지만, 감찰·수사 전환 등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서울고검으로 넘기게 됐다. A 검사장은 2021년 장인 사망 후 자신의 아내 등 상속인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되자 상속세를 줄이려고 동서를 통해 국세조사관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A 검사장은 공직자 재산등록 때 장인에게서 증여받은 재산을 누락하거나 허위 신고해 공직자
헌재, ‘조세 형평·시장 안정’ 입법 취지 인정 재판관 3명 반대의견 “중과 조항 형평에 반해” 문재인정부 당시 납부 대상이 확대된 종합부동산세 규정이 부동산 소유주들의 재산·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이종석 재판소장)는 30일 오후 옛 종합부동산세법(종부세법) 7조 1항, 8조 1항, 9조 1항, 9조 4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에서 이들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을 내렸다. 옛 종부세법 7조 1항은 공시가격 합산액이 6억원을 초과하면 종부세 납세 의무가 있다고 규정했다. 8조 1항은 종부세 과세표준은 주택 공시가격 합산액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가격 산정 비율)을 곱한다고 규정한다. 9조 1항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보유자의 세율을 명시했다. 청구인들은 앞서 해당 종부세법 조항들이 납세의무자, 과세표준, 세율, 주택 수 계산에 대해 법률에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05.30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 … 내년 말까지 개정 “소유주·위탁농가 ‘손실 비례’ 지급해야” 전염병 예방을 위해 돼지 등을 살처분했을 때 가축 소유권자 대신 위탁 사육 농가에 보상금을 주도록 하는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다만 헌재는 내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을 인정하고 그 때까지 법 규정을 개정하도록 했다. 헌법재판소(이종석 재판소장)는 30일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48조 제1항 제3호 단서 조항에 대해 2025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을 인정하고 그때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을 잃게 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 9명 가운데 7명이 헌법불합치, 2명이 합헌 의견을 냈다. 2018년 12월 말 개정된 가축전염병 예방법은 농가에 사료 등을 공급하며 사육을 위탁하는 축산계열화사업자가 가축의 소유주인 경우 살처분 보상금을 계약 사육(위탁 사육) 농가에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래는 가축 소유자에게 일률적으로 보상금을 지급했는
헌재, 재판관 5(기각) 대 4(인용) 의견 안 검사, 252일 만에 업무 복귀 전직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이유로 탄핵 소추됐던 안동완 검사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을 헌법재판소가 기각했다. 헌법재판소(이종석 재판소장)는 30일 오후 2시 재판관 5(기각) 대 4(인용) 의견으로 안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헌재가 검사 탄핵 사건에 대해 판단을 내린 것은 이번이 헌정사상 처음이다. 헌재는 “공소제기와 관련한 의견은 달랐지만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재판관 5명은 기각 의견을 냈는데, 판단은 조금씩 달랐다. 이영진·김형두·정형식 재판관은 “이 사건 공소제기가 어떤 법률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와 달리 이종석 재판소장과 이은애 재판관은 공소제기가 법률에 위반되는 면이 있지만 파면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반면 인용 의견을 낸 김기영·문형배·이미선·정정미 재판관 4명은 공소제
“조형물 효용 훼손 보기 어려워” 대법, 2심 벌금형 파기 환송 석탄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며 미신고 집회를 열고 두산그룹 로고 조형물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민단체 활동가 2명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30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재물손괴로 기소된 청년기후긴급행동 소속 활동가 2명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인 이 모씨와 강 모씨는 두산중공업이 아시아 각지에 석탄발전소를 건설해 기후재난을 야기하고 있다며 지난해 2월 18일 성남시 분당 두산타워 앞에서 미신고 규탄 집회를 열고 ‘DOOSAN’ 로고 조형물에 녹색 수성 스프레이를 칠한 혐의로 벌금 200만∼300만원에 약식기소 됐다. 이들은 약식기소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피고인들이 공익을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하지만, 법질서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미신고 집회와 재물 손괴는
자율주행차 관련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죄로 재판에 넘겨진 카이스트(KAIST) 교수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2년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0일 산업기술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카이스트 소속 교수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6년 5월 충칭이공대 교수로부터 ‘천인계획’(중국의 해외 고급인재 유치 계획) 참여 제안을 받고 2017년 충칭이공대와 고용계약을 맺었다. 2017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5년 동안 중국 정부로부터 연구지원금 27억2000만원 포함 총 33억원을 지원받아 ‘라이다(LIDAR) ’ 관련 연구를 하기로 했다.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리는 핵심 센서다. A씨는 2020년 2월까지 자율주행차 라이다 기술 연구자료 등 72개 파일을 중국 현지 대학 연구원 등에게 누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교수는 KAIST 연구원들에게 연구자료를 올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사가 탄핵될지 관심이다.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 전 서울시 공무원을 추가 기소해 탄핵소추된 안동완(사법연수원 32기) 부산지검 2차장 검사에 대한 파면 여부가 오늘 결정된다. 헌법재판소(이종석 재판소장)는 30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안동완 검사 탄핵심판 결정을 선고한다. 탄핵안이 헌재에 접수된 지 251일 만이다.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9월 21일 안 검사의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현직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첫 사례였다. 검찰이 전직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의 간첩 혐의 사건에서 증거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자 이미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별도의 대북 송금(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을 가져와 유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게 탄핵소추 사유다. 안 검사는 유씨가 기소된 사건의 담당 검사였다. 실제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으나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2심과 대법원에서
05.29
대기업 접대 의혹 등이 제기된 이정섭(사법연수원 32기)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심리가 이르면 6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소장 이종석 재판관)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정섭 검사 탄핵 사건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헌재는 이날 청구인인 국회측이 요구한 증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검사의 처남 조 모씨의 휴대폰 포렌식 분석 결과를 증거로 채택할지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탄핵심판 청구인인 국회측은 이 검사 탄핵심판에 이 검사의 처남댁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을 비롯한 총 5명의 증인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국회측은 이날 변론에 앞서 이 검사에게 접대한 의혹을 받는 대기업 임원과 이 검사 처남 조씨의 마약투약 의혹 수사에 관여한 경찰 수사관 3명도 불러 증인신문을 해야 한다고 했다.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먼저 강 대변인에 대해서는 증인신청을 기각하는 대신, 강 대변인측이 지난
피해자의 승낙을 얻어 아동학대 가해자의 실명과 얼굴을 보도했더라도 현행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유명 피겨스케이팅 코치의 제자 폭행 의혹을 보도하면서 가해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방송기자에게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보도금지의무 위반) 혐의로 기소된 JTBC 기자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범행이 경미한 범인에 대해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형의 선고유예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할 수 있다. A씨는 2019년 9월 2일 피겨스케이팅 코치 B씨가 강습 과정에서 아동을 학대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보도 내용은 B씨가 초등학생인 제자들을 폭행하고 욕설을 했다는 의
05.28
부산항운노조의 고질적인 채용비리가 검찰의 수사 결과 계속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가 채용비리의 원인을 제공해 온 조합원 추천권 포기 등 제도개선 의지를 내보이고 있어 채용비리가 사라질지 주목된다. 부산지방검찰청은 27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부산항운노조 간부 15명을 구속 기소하고, 금품 공여자 등 58명을 불구속 기소 했다고 밝혔다. 채용 추천권 등 권한을 가진 부산항운노조 간부들은 채용·승진 대가로 역대 최대 규모인 27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고, 이를 은폐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부산항운노조는 직업안정법에 따라 부산항만구역에서 항만, 농수산물 하역 업무에 대한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은 ‘유일한’ 노동조합으로 ‘독점적’인 근로자 공급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정조합원 약 7000명, 임시조합원 약 2000명으로 구성된 전국 최대 규모의 항운노조다. 부산항운노조는 노조에 가입해야 취업할 수 있는 클로즈드숍으로 운영돼왔고, 산하 24개 지부의 지부장은 조합원 채용,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지연 해소 방안의 하나로 적극적으로 입법을 요청한 이른바 ‘법관증원법’(판사 정원법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사법부 등 법조계에선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회기 내 처리가 절실하다는 입장이지만 여야 갈등으로 2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이날 오후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 상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5년간 법관 370명을 순차 증원하는 내용의 판사 정원법 개정안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한 뒤 후속 절차를 밟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되려면 법사위 전체 회의 의결이 있어야 하는데, 법사위는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법관증원법과 동시에 논의되는 검사증원법을 두고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 데다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국민연금 개혁 등 쟁점 법안의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고
05.27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임명되면서 약 넉 달 동안 이어진 수장 공백 사태가 해소됐다. 새롭게 출발한 공수처 2기는 수사력 부족이라는 1기의 평가를 극복해야 하는 주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이른바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 당시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대통령실이 관여됐는지 여부를 밝혀낼지 관심사다. 공수처의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 수사가 제2기 공수처의 수사력을 검증하는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시발점으로 지목되는 ‘VIP 격노설’을 뒷받침하는 인적·물적 증거가 속속 추가로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공수처로서는 현재 피의자로 입건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나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을 넘어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다만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를 확인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현행법상 금지되는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투자·배당 등)의 효력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유사수신행위 관련 법 조항이 ‘단속규정’에 불과해 사법상 계약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투자약정을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해석할 경우 유사수신행위자에게 이익을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대부업체 A사의 회생관리인이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A사는 2018년 6월 29일 B씨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은 B씨가 3000만원을 A사에 투자하고 A사는 약정된 기일에 법률상 세금·공과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금에 대한 이율은 20%인 600만원이었다. A사는 계약 체결 당일부터 2019년 7월 1일까지 B씨에게 투자원금 및 배당금으로 3580만2000원을 지급했다. 이후 유사
▶1면에서 이어짐 오동운 처장이 취임하면서 공수처가 수사력 검증 시험대로 떠오른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수사에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VIP 격노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보다 ‘구체적 지시’가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게 수사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가 확보한 ‘VIP 격노설’ 관련 증거는 지난해 7~8월 채 상병 사건 조사 결과의 이첩 보류, 자료 회수, 국방부의 재검토 등에 대통령실의 관여가 있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으로 꼽힌다. 공수처로서는 현재 피의자로 입건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나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을 넘어 결국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 등 ‘윗선’으로 수사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격노설’의 전달 과정과 관련된 이들로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를 확인하더라도 군 문제에 관해 의사 표현을 한 것뿐이므로 직
05.24
언론사 대표를 비판하며 ‘거물급 기레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모욕적인 표현에 해당하지만 전후 사정을 따져봤을 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역의 한 인터넷 언론사 대표 B씨를 언급하며 “거물급 기레기라고 할 수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가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 측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 조작 가담 의혹, 피해자의 선거 관련 보도 행태 등을 비판하는 글을 여러 차례 작성, 게시했다. B씨는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의혹이 허구라는 점을 강조한 사설을 공유했다. A씨는 이를 비판했고, 같은 취지 SNS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 동조하는 댓글이 달리자, A씨는 ‘거물급 기레기’라는 표
이미 구속 상태이거나 유죄 확정으로 수형 중인 피고인도 별도의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경우 변호인이 없으면 재판받을 수 없으므로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구금 상태에서 방어권이 제약된 피고인에 대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3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인천지법은 2020년 9월 별건인 건조물침입죄 등으로 공소제기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 선고와 함께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이 판결은 2021년 3월 확정됐다. 이번 사건은 2020년 12월 공소제기돼 A씨가 별건으로 구속되거나 확정된 유죄판결의 집행으로 구금된 상태에서 공판절차가 진행됐다. A씨는 당시 ‘빈곤 기타 사유’를 이유로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청구했다. 하지만 1심
부부가 이미 이혼했더라도 당사자 간에 실질적 합의가 없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혼인무효 확인을 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혼인을 무효로 돌렸을 때 여러 법적 규제에서 벗어나는 등 실질적 이익이 있으므로 사후 무효 소송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이미 이혼했다면 혼인 무효 처분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던 기존 대법원 판례가 40년 만에 변경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3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A씨가 전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원심의 각하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1심인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혼인무효 소송의 청구인 A씨는 2001년 12월 B씨와 결혼해 2004년 10월 이혼 조정이 성립돼 이혼했다. 그런데 A씨는 2019년 “혼인 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극도의 혼란과 불안·강박 상태에서 혼인에 관한 실질적 합의 없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주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