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방폐장 준공 "30년 만의 결실"
총 80만드럼 처분 목표, 2단계 시설은 2019년까지 건설
우리나라 최초의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인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이 28일 준공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1978년 고리 원전 1호기 가동을 시작한 지 38년 만의 일이다.
이곳에선 원전과 각 연구 시설에서 발생하는 덧신, 장갑, 작업복 등 중·저준위 방사성 물질을 처분한다.
◆IAEA, 우수사례로 소개 = 황교안 국무총리는 "1986년 부지선정 추진 30년만에 맺은 값진 결실"이라며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 중 특별지원금 3000억원을 비롯 28개 사업은 완료됐고, 현재 진행사업도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만큼 앞으로도 한치 허점이 없도록 운영하겠다"며 "국가 안전과제 해결에 결단을 내린 경주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1986년부터 방폐장 부지 선정을 추진했으나 공감대 부족으로 19년간 9차례의 실패를 겪었다. 그러다 2005년 11월 민주적인 부지선정 공모와 주민투표를 통해 경주시 양북면으로 결정됐고, 방폐물의 안전한 처분이라는 국가적 과제해결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번에 준공한 10만드럼(200ℓ 드럼 기준) 규모의 1단계 시설은 핀란드 방폐장 시설의 3배 규모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내외 전문기관으로부터 7차례 검증을 통과해 국제수준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올 5월에는 IAEA 제5차 방폐물안전협약에서 각국이 참조할 만한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1단계 방폐장은 214㎡ 규모 지하동굴로 조성됐다. 지하 1.4㎞ 터널 끝에 높이 50m, 지름 25m의 콘크리트 처분고내 방폐물을 처분해 자연수준의 방사선량이 될 때까지 관리한다.
◆올해 3000드럼 처분 = 27층 높이에 건물 6동이 들어선 것과 맞먹는 규모다. 미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 중·저준위 방폐장이 들어섰지만 지하동굴 처분 형태는 우리나라와 핀란드, 스웨덴 뿐이다.
처분용기, 사일로 등 방폐장의 공학적 방벽은 리히터 규모 6.5에 견디도록 내진 설계했다. 방폐장 주변 방사선량은 연간 0.01mSv(밀리시버트) 미만으로 자연 방사선량인 연간 2.4mSv의 240분의 1, 가슴 X선 1회 촬영시의 방사선량인 0.1 mSv의 10분의 1 수준으로 관리된다.
7월 13일 첫 방사성폐기물 16드럼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896드럼을 처분했으며 올해 3000여드럼이 처분된다. 앞으로 고리, 한빛, 한울 원자력발전소의 임시 저장고에 보관 중인 방사성폐기물을 전용 운송선박과 트럭으로 수송해 방폐장에서 영구 처분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총 80만드럼 처분을 목표로 운영하고, 2단계 시설은 표층 처분방식으로 2019년까지 건설하기로 했다. 12만5000드럼을 처분할 수 있는 규모다.
◆국제 명소화 추진 =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오차없는 안전한 방폐장 운영시스템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주 방폐장은 국민 누구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열린 방폐장' 으로 운영된다. 실시간 방사선관리, 방폐장 개방, 학생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문무대왕릉, 감은사지 석탑, 주상절리, 깍지길 등 풍부한 관광자원과 연계해 방폐장을 국제적인 명소로 추진한다.
쉼터, 유물전시실을 갖춘 방폐장 방문객센터인 '코라디움'과 6만4000㎡(2만평) 규모의 '청정누리공원'에 사계절 꽃이 만발하는 꽃단지 조성, 사이언스 페스티벌도 계획 중이다.
원자력환경공단은 경주지역출신 신입사원 20% 채용목표제와 경주방폐장 환경정비사업에 연인원 4000명을 직접 고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마을기업 추진, 특산품 브랜드화를 지원해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사업도 지원한다.
-[인터뷰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국민에게 열린 방폐장으로 운영"
-사용후핵연료 처리방안 더 미룰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