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국민에게 열린 방폐장으로 운영"

2015-08-31 10:52:20 게재

정부가 방폐장 부지를 모색한지 30년만인 28일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이 준공식을 가졌다.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을 만나 준공 의미와 향후 과제 등을 들어봤다.

방폐장은 국가적 과제였다. 경주 방페장 준공식 의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나 서울 노원구 폐아스팔트 사례에서 보듯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은 국민 안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경주 방폐장 운영으로 중저준위 방폐물의 안전한 처분이라는 오랜 국민적 숙제가 해결됐다.

더불어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해결한 경험자산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보다 큰 과제인 사용후핵연료관리대책 등 갈등사업을 대립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데 좋은 선례가 되면 좋겠다.

우리나라가 방폐장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국민들이 궁금해 한다

해외 중저준위 방폐장들은 60년 이상 운영해오면서 철저한 방사선 관리, 자연과의 공존,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해 신뢰를 받고 있다.

경주 방폐장도 국민 누구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열린 방폐장'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방사선관리, 방폐장 개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접 확인시켜드리겠다.

경주 방폐장은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완성도와 전문성을 갖췄다. 세계 유수기관의 객관적 검증을 통과했고 올해는 'IAEA 방폐물안전협약'에서 해외 각국이 참고할 만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4년말부터 실제 운영과 동일한 조건의 종합시운전을 거듭하며 안전시스템을 확립해왔고, 올 7월 지하 최초 처분도 무사히 시행됐다.

열린 방폐장을 만들기 위한 소통방안은 무엇인가

주변지역 소식지, 시청 홈페이지, SNS, 사보 등을 통해 방폐장 관련 정보를 시민들과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시설도 개방한다.

또 시민과 원자력환경공단이 함께 참여하는 5대 권역별 '에너지 산책 아카데미'도 운영해 생각을 좁혀나가기 위한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중저준위 방폐장은 경주 하나로 가능한가

30년간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중저준위 방폐물이 12만드럼이고 경주 방폐장 용량이 총 80만드럼이다. 기술개발을 감안해볼 때 우리나라 중저준위 방폐장은 1개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한다.

1단계 동굴식 처분시설 건설에 6600억원이 투자됐고 2단계 표층시설은 2500억원이 들것으로 예상된다. 2배 이상의 비용을 들여 동굴식 시설을 만들어 과잉예산을 썼다는 지적이 있는데

건설기간, 향후 제도적 관리기관, 지역주민과 상생 등을 포괄적으로 생각한다면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19년간 갈등 끝에 선택이었고 주민들의 의견이 중요했다. 과잉투자로 보여질 수 있지만 이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진행된 것이다.

더불어 지하처분시설 건설경험을 10년간 축적한 데 의미를 두고 싶다. 지하처분시설과 표층처분시설 기술을 모두 갖춰 원전의 해외 동반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중저준위는 지하 130m에 위치해 지하 500m 정도인 사용후핵연료 연구시설과 다르지만 기술축적 의미가 있다.

중저준위는 대책이 마련됐는데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관리대책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대책은

1986년부터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마련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고 수차례 실패 끝에 2004년 공론화방침이 결정됐다. 이어 국회, 시민단체의 요구로 방폐물 발생자와 분리해 방폐물관리 전담기구로 2009년 원자력환경공단이 설립됐다.

사용후핵연료관리 정책은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6월말 20개월의 활동을 마치고 권고안을 내놓았다. 올 연말까지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기본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권고안은 많은 인원이 참여해 최종처분까지의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결과물이다.

해외에서도 현재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을 운영중인 국가는 없고 1965년부터 10개국에서 26개의 지하연구시설을 운영 중이다. 우리는 정부, 국회, 시민단체, 사업자가 함께 인력양성, 부지 및 안전규제 기술개발, 기술축적을 위한 지하연구시설 건설, 예산 확보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방폐물 처분 관련 기술은 얼마나 성장 했나

사용후핵연료 처분은 세계 최고 기술수준 대비 다소 기술격차가 있다. 세계최고 기술보유국은 스웨덴과 미국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 역시 고준위 처분장을 운영하지는 않고 준비단계이며 처분을 위한 기술개발중이다.

국내에서도 운반, 저장용기개발 등 관련 기반연구를 진행 중인데 2014년 에너지기술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평균 세계 최고기술대비 57% 수준으로 보고 있다.

방폐물과 그 처분장에 대해 국민들이 어떠한 인식을 갖기 바라나

원자력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고 병원, 산업체, 연구소에서 방사선을 이용해 암 치료, 비파괴검사 등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한다.

이미 발생한 방사성 폐기물을 국민의 안전을 위해 누군가는 안전한 형태로 최종 처분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 역할을 하는 곳이 방폐장이다.

방폐장은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한 시설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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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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