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3%대 성장 어렵다"
2%대 전망 63.1%
전문가들은 2016년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가 장기저성장에 접어들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10명 중 9명 꼴인 것과 일맥상통한다. 3%대 전망치를 내놓은 기획재정부나 한국은행에 대해 그다지 높은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일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디오피니언에 의뢰한 경제전문가 조사 결과를 보면 전문가 274명 중 63.1%가 2%대 성장률을 전망했다. 2%대 중에서도 후반보다는 전반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더 많았다. 전문가의 33.9%는 2.0~2.5% 미만을, 29.2%가 2.5~3.0% 미만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전문가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2.0% 성장률 미만을 기록하리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수의 전문가들이 손을 들었다는 점이다. 조사에 응한 전문가 274명 중 27.7%인 76명이 내년 성장률이 2% 미만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자칫하면 1%대로 가라앉은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3%대를 전망한 전문가는 고작 6명뿐이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정부 및 관련 기관들이 3%대 전망치를 내놓고 있지만 민간 연구소에서는 이미 2%대 성장률이 대세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기존 전망치 2.7%를 2.5%로 하향 조정했다. LG경제연구원은 수출 부진 지속, 내수의 성장 기여도 약화 등이 2016년 성장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봤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교역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수출이 경기회복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 등 내수경기 회복세에 따라 경기가 갈릴 전망이지만 △올해 소비증가를 이끈 저유가·정책효과의 효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 △기업경기 부진으로 인한 투자 약화 △주택경기 상승흐름의 둔화세 등으로 인해 내수에서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해외기관에서도 신년 경기가 어려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바클레이즈캐피털, BoA메릴린치,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4개사가 3%대 성장전망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골드만삭스가 전망치를 하향조정(3.3%→2.9%)하면서 3개사만이 3%대 성장률을 고수하고 있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놓고 있는 곳은 노무라증권과 모건스탠리로 각각 2.5%, 2.2%를 내놨다.
한국은행도 곧 성장률전망치를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공개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국은행 집행부서는 내년 성장률 전망에 관한 금통위원의 질문에 "대외여건, 생산 등을 고려할 때 지난 10월 전망 때에 비해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다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 "한은은 내년 유가를 배럴당 50달러대로 전제하고 전망을 했다"며 "최근 유가 하락은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이라고 하향조정 가능성을 비친 바 있다. 현재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30달러대다.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들이 신년 경제상황을 어둡게 보는 이유는 각종 위험요인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39.1%는 내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과도한 가계부채를 꼽았다. 미 금리인상 등 대외요인(27.4%)보다 가계부채를 더 큰 위험요소로 본 것은 그만큼 대내적 여건이 만만치 않음을 의미한다. 이는 경제위기설과도 연결된다. 이번 조사에서 경제전문가의 절반 이상이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1~2년 내 발생할 수 있다는 '경제위기설'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과도한 부채를 짊어진 가계가 작은 충격에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깔려 있다.
그 다음 위험요인으로는 수출 부진(12.4%)과 한계기업 증가(10.9%)가 꼽혔고, 저출산 고령화에 대해서도 9.5%의 전문가가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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