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한 2016년 │안타까운 죽음 … 아직도 묻혀있는 진실

세월호 특조위, 법해석 논란 불구 '일방적 강제종료'

2016-12-27 11:09:36 게재

대통령 탄핵 등 정국 급변

2기 특조위 출범 '희망'

"특조위도, 인양도 멈춘다면 막막하고 두렵습니다. 시민 여러분, 제발 이번 청문회가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세월호 희생자 박성호군의 누나 박보나씨가 지난 9월 2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마지막으로 연 3차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당시 해양수산부 등 정부는 특조위에 대한 예산배정을 중단한 상황이었다. 9월 30일까지는 조사활동이 아닌 백서작성기간이라며 모든 조사활동에 대한 협조를 차단하기도 했다. 3차 청문회 마지막 날은 눈물 바다였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특조위가 진실을 밝혀내리라는 희망으로 살아왔다며 눈물과 단식으로 특조위 활동기간 보장을 호소했지만 소용 없었다. 특조위는 9월 30일 강제 해체됐다.

4·16세월호참사 특조위의 강제종료는 올해 기록될 만한 사건이다. 무리한 법적용이라는 비판을 들으면서도 정부는 특조위 조사활동기간이 6월 30일이고, 백서작성기간까지 합쳐도 9월 30일까지라고 주장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정부는 6월 30일 이후 특조위 조사활동 관련한 1원의 예산도 배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특조위는 당장 7월부터 사무실 임차료는 물론 조사관들의 월급, 조사활동비 등을 지급하지 못했다. 또 정부는 7월 이후 자료요구, 관계자 출석요구, 실지조사 등 세월호특별법에 의해 조사활동 기간 동안 특조위에게 보장됐던 권한을 일체 인정하지 않았다.

특조위 활동이 모두 종료되면서 당시 특조위 구성원들과 세월호 유가족의 절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특조위 종료는 진상규명 활동 종료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최순실 게이트,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으로 정국이 급변하면서 특조위를 둘러싼 상황도 변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발의한 '사회적 참사법' 제정안에 따르면 아무리 늦어도 2기 특조위 출범이 내년 중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사회적 참사법이 내년 중 통과된다고 해도 그 전에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서는 관리 및 조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공백이 남은 상태"라면서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제작한 세월호 침몰 원인을 다룬 다큐 'SEWOLX'(세월엑스)의 전체영상이 26일 오전 공개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자로는 공개한 영상에서 세월호가 잠수함 등 외부충격 때문에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진도 브이티에스(VTS)가 보관하고 있던 세월호 참사 당시 레이더 영상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8시49분께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보면 주황색 표시의 괴물체가 보이는데 이 물체가 자체 동력을 가진 물체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기존에 이 주황색 괴물체는 세월호에 실린 화물 컨테이너로 알려져 있었다.

자로는 "세월호 참사 당시 국립해양조사원에서 내놓은 물의 흐름과 레이더 영상을 겹쳐본 결과 괴물체는 조류의 흐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자체 동력을 가진 물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은 '조타수의 조타 미숙·과적·고박 불량·복원력 상실'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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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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