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경제민주화다① - 재벌 '덫'에 걸린 한국경제
정경유착 끊어야 경제가 산다
재벌 경제로는 분배는 물론 성장도 어려워 … 대-중·소 균형성장으로 새판짜야
경제민주화가 2017년 새해 화두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재벌 중심의 경제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벌경제'로는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경제의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를 특징지워온 재벌경제와 정경유착은 공정하지 못한 것이었지만 그동안 용인될 수 있었던 건 재벌 중심의 수출 증대가 고용창출과 내수확대로 이어져 경제성장으로 연결되는 '낙수효과'로 선순환 구조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경제가 양적, 질적으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하면서 이 효과는 급격히 줄었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있는데 재벌경제에서는 혁신적인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재벌 대기업 의존도가 높다보니 대부분 중소기업은 낮은 납품단가에 허덕이게 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력을 보유해도 시장에서 공정하고 정당하게 대우받기 힘든 까닭이다.
재벌 대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그 자체로 한국경제의 커다란 위험요인이다. 글로벌 기업도 부침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몇몇 대기업이 흔들리면 곧바로 국가경제 전체에 커다란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재벌중심 성장모델을 지속하면서 경제는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2015년 2.6%에 이어 지난해에도 2.6%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내년에도 2.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는데 3년 연속 2%대 성장은 IMF 외환위기 때에도 없었던 일이다. 이제 재벌 경제로는 분배 뿐 아니라 성장도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양극화에 대한 국민체감도도 더 나빠졌다. 내일신문이 전국 17개 광역시도 19세 이상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신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부의 분배가 얼마나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84.2%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빈부격차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심각하다'는 답변도 94.2%로 높았다.
박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국면에서 또다시 경제민주화가 부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상인 서울대행정대학원 교수는 "과거 개발도상기에나 유효했던 재벌중심 경제정책을 반복하고 있으니 경제가 활성화될 리 없다"며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정경유착을 끊고 재벌 중심의 경제 틀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다시 경제민주화다①│ 재벌 '덫'에 걸린 한국경제] 한계 다다른 재벌중심 성장 … 분배 악화에 성장도 정체
▶ "상법 개정됐다면 최순실사태 없었을 것"
['다시 경제민주화다' 연재기사]
▶ ① 재벌 '덫'에 걸린 한국경제│ 정경유착 끊어야 경제가 산다 2017-01-09
▶ ① 재벌 '덫'에 걸린 한국경제│ 한계 다다른 재벌중심 성장 … 분배 악화에 성장도 정체 2017-01-09
▶ ② 재벌 지배구조 개혁 '지금이 호기'│ 사적편익 차단하고 소유·경영 분리유도 2017-01-11
▶ ③ 공정시장 틀을 만들자| 소비자·소액주주들이 강한 권리행사, 기업 불법행위 견제 2017-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