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만성질환관리사업 흡족?

2017-01-09 12:09:37 게재

"다른 질환자는 관리 안해 주나"

형평성 논란 일어

예방활동없고 중증은 제외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사회로 의 진입에 따른 만성질환자가 증가는 사회경제적 부담을 더욱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근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니 만성질환관리제를 도입하자"며 시법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던 의사단체도 지난해 8월24일 이사회에서 정부의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는 기본적으로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내용이 없고 시범사업에는 만성질환이 있지만 다른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거나 중증만성질환자는 제외하고 있어 제도 대상자가 협소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다른 질환자는 관리 안 해 주나"라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는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일차의료기관인 '동네의원' 에서 적절한 진료 및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환자에게는 의원을 계속 이용할 경우 30%에서 20%로 재진진찰료 본인부담률을 줄여 준다. 동네 의원에는 적정성 평가 결과 양호기관에 인센티브 지급한다.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만성질환자는 1400만명에 이르고, 고혈압 당뇨병은 심뇌혈관의 주요 원인으로 약 800만명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효과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사회적 부담이 증폭된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지속적인 관리 미흡한 결과, 환자들의 혈압조절율 43.8%, 혈당조절율 27.2%에 불과하다. 또 그로 인한 중증화로 병원 입원비율이 OECD 회원국 평균보다 2배나 높다. 10만명당 당뇨환자 입원비율이 한국은 310.7명인데 OECD 평균은 149.8명이다. 천식환자 입원비율도 한국은 10명당 102.8명인데 OECD 평균은 45.8명이다. 더욱이 경증만성질환자 상당수가 체계적 교육과 관리 등의 이유로 대형병원을 이용하고 있다.

복지부 만성질환관리사업 관계자는 "가정 내에서 지속적으로 혈압 혈당을 확인하면서 정기적으로 동네의원 의사에게 그 추세와 상태를 확인하므로써 질환 악화를 막을 수 있어 가치가 있다"며 "제도 정착이 되면 일차의료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는 만성질환자들이 늘어 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 제도는 이미 병든 만성질환자를 관리하는 제도이지 만성질환군으로 진입하는 국민들에 대한 예방관리가 없는 상태여서 구멍난 항아리에 물붓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윤 서울대의대 교수는 "질병마다 관리제를 둘 수 없고 비효율적이다. 질병이 있는 국민이나 없는 국민이나 상관없이 질병예방관리를 우선시하며 상담 관리하고 초기질병을 진료, 전원 관리해 주는 제도 도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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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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