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주목받는 지자체·정책 | 서울 송파구 공공 산후조리원
'출산 장려 대표정책' 해외서도 주목했다
전국 최초 공공산후조리원, 저출산 대책 일환
공공 장점 살려 '가격·시설·프로그램' 3박자
2014년 개관 후 국내·외 40곳, 견학 위해 방문
"한 건물 내에서 임신·출산 전 과정에 대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아이디어가 훌륭하네요. 예상보다 좋은 의료 시설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도 놀랐습니다".
지난 6일 호사카 노부토 일본 도쿄도 세타가야 구청장이 송파구 산모건강증진센터를 찾았다. 세타가야 구청장은 송파 산모건강증진센터의 시설과 시스템에 놀라워 하면서 "단일 지자체에서 이 정도의 기획과 시설을 운영한다는 것만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주목할 만하다"면서 "다음에는 우리 구 실무자들과 함께 찾아와 일본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배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송파 산모건강증진센터를 찾은 건 세타가야구만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8곳의 지자체가 센터를 방문하는 등 개원 이후 국내·외 40여곳이 시설 운영, 산모케어 프로그램 등을 배우기 위해 송파구를 다녀갔다.
◆가격 싸고 시설 깜짝 놀랄 수준 = "센터 입소가 결정된 날, 너무 좋아서 춤이라도 출 기분이었어요".
송파구 예비엄마들 사이에서 산모건강증진센터 입소는 '로또'로 통한다.
가격, 시설, 교육 프로그램 등 산모들이 꼽는 조리원 선택 기준을 두루 충족하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격이 선호 요인 첫번째로 꼽힌다. 민간 산후조리원은 2주 이용에 최소 300만원, 서비스 품목을 조금 얹으면 400만원 이상하는 곳이 많은 반면 송파산모센터는 절반 수준인 190만원이다. 가격이 저렴한 데 비해 서비스는 민간 조리원에 손색이 없다.
지난 8월 산후조리를 마치고 센터에서 퇴소한 정희정(35·송파구 장지동)씨는 "센터에 입소한 엄마들이 가장 먼저 깔끔한 시설에 놀라고 두번째로 식단에 놀란다"며 "사실 입소 전에는 가격이 저렴한 만큼 민간 시설에 비해 시설 등은 조금 모자라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한순간에 사라졌다"고 말했다.
산모들이 조리원 입소 시 갖는 또다른 걱정은 '감염'이다. 수년전 경기도 일부 조리원에서 신생아 집단 감염이 발생해 엄마들을 두렵게 한 일도 있다. 송파 산모건강증진센터는 보건소에서 직영한다.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며 감염 예방에 철저하게 대응한다. 진료실, 초음파실, 채혈실 등 출산 후 산모와 아기에게 필요한 의료 시설과 의료인을 두루 갖추고 있다. 송파 산모센터의 또다른 장점은 다양하고 전문화된 산전·산후 교육 프로그램이다. 임신 중인 산모 부부를 위한 예비 부모 교실과 임신준비 운동 클리닉, 태교 뮤직 테라피, 모유수유클리닉 등은 물론 저염식 쿠킹 클래스, 임신성 당뇨 교실, 태교 푸드 테라피 등 마련돼 있다. 가족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부부 우울증 교실, 아빠랑 아이랑 운동 교실, 직장 임산부와 남편을 위한 토요일 야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저출산 극복 위해 서비스 확대 하고파 =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는 보편적인 출산 문화로 자리잡은 산후조리서비스를 공공이 제공하고 비용부담없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출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송파구가 2014년 전국에서 최초로 만든 공공산후조리원이다. 임신에서 출산, 육아, 가족 모두에게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됐다.
산모건강센터를 비롯 송파구가 시행하는 각종 출산 장려 사업과 실용적인 양육 서비스, 보육 시설 확대 등에 힘입어 송파구는 전국에서 가장 신생아가 많은 지자체가 됐다. 어려움도 있다.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려다보니 매년 1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한다. 저소득층 산모에게 혜택을 늘리기 위해 실시하는 각종 감면혜택도 부담이 가중되는 요인이다.
구 관계자는 "무수한 저출산 대책이 나왔지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며 "지자체 차원의 예산 확보 대안도 필요하지만 저출산은 국가 과제인 만큼 정부의 전폭적 지원 등으로 더 많은 산모가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