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국감 이슈 ④│식품 안전, 구멍 뚫렸다
맥도널드 대장균 햄버거 55톤 판매
7톤만 회수 … "식약처·맥도널드 책임회피"
검출후 유통차단 불가·매장 신고의무 없어
맥도날드 햄버거 안에 들어있는 패티에서 장출혈성 대장균이 3차례나 검출됐는데도 대부분 소비자들에게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나 기업이나 책임을 회피하면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려고 하거나 사후에 조치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게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6년 이 제품을 먹고 장출혈성 대장균에 의한 용혈성 요독증후군(HUS)으로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는 현재 맥도널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31일 국회 보건복지위는 증인으로 맥도널드 대표를 채택하고 2016년 이후 벌어진 식품안전에 대한 폐해를 지적했다.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송파병)은 맥도날드에 모든 햄버거 패티를 납품하는 맥키코리아가 지난해 6월, 11월, 올 8월 등 3차례의 자체검사 결과 순쇠고기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됐으나 해당제품 유통량 총 4583박스 62.3톤 중 회수하거나 폐기된 것은 11.2%인 517박스, 7톤에 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 조사결과 맥키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장출혈성대장균 검출사실을 식품당국에 신고하지 않는 등 축산물위생관리법을 위반했으며 식약처 통합식품안전정보망에도 등록하지 않았다. 축산물위생관리법은 영업자가 축산물 기준이나 규격 등에 위반한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없이 유통중인 해당 축산물을 회수, 폐기해야 하며 이 계획을 식약처장과 지자체장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5년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대장군의 일종인 O-157 대장균에 오염된 덜 읽힌 고기나 채소 등을 먹었을 때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 안전에 구멍이 뚫렸지만 누구도 책임지거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지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2016년 6월에 장출혈성 대장균을 검출하고도 10일이 지난후에야 식약처에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간중 2002박스, 27.2톤의 대장균 패티가 전량 판매됐다. 정 의원은 자기품질검사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식품의 제조, 가공 영업자가 자발적으로 품질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검사결과 이후'에 유통시켜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맥도날드측은 대장균이 검출된 패티를 판매해 왔다는 말은 한번도 하지 않은 채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했다"면서 "맥키는 맥도날드의 계열사인데 몰랐다는 주장은 책임회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식약처는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 의원은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에도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아 맥키코리아가 햄버거 패티를 한국맥도날드에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이같은 식품안전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남 의원은 "현재로서는 장출혈성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햄버거 패티의 공급을 차단하는 일이나 덜익힌 햄버거 패티를 공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한국맥도날드는 전국 444개 매장에 1만8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종사자의 78%가 청소년이어서 체계적인 식품위생안전교육이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미끼상품 끼워팔기, 자가품질검사 악용 등 매출을 올리는 일에만 급급한 기업에 윤리적 경영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법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대형프랜차이즈 및 대기업의 자가품질 검사의 경우 선검사 후 유통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전주시에서 맥도날드 불고기 버거를 먹고 어린이 등 8명의 집단장염을 일으켰던 사건과 관련해 남 의원은 "맥도날드 매장은 민원을 제기해도 신고하지 않았다"면서 "신고의무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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