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컨트롤타워(재난안전대책본부와 상황실) 셋 중 한 곳 '지진 사각지대'

2017-11-21 11:16:07 게재

내진율 64%, 기초자치단체 더 열악 '빈익빈 부익부' … 놀이시설·철도·공항도 취약 마찬가지

지진이 발생할 경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상황실도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 지진 논의나선 고위 당정청 협의회│포항지진 후속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제5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김부겸 행안부 장관,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회의에 임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21일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신창현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재난안전대책본부 및 상황실 내진상황'에 따르면 2016년말 현재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상황실 269곳 중 63.9%인 172곳만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6.1%인 97곳은 보강이 필요하다고 했다.

17개 광역시도의 19개 재난안전대책본부(상황실 포함) 중엔 14곳인 73.7%가 내진을 확보해놨고 5개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울산광역시, 강원도(2곳), 충북도, 제주도의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아예 지진에 대비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본부 역시 전국 16곳 중 11곳인 68.8%만 내진을 확보했고 31.2%인 5곳은 지진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의 소방본부가 내진이 안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지자체 내진율 37.2% 그쳐 =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의 재난 컨트롤타워가 더 취약했다. 시군구 재난안전대책본부 234곳 중 87곳(37.2%)이 내진 설계가 안 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진이 확보된 곳은 147곳(62.8%)이었다. 숫자가 많은 기초지자체 재난안전대책본부의 낮은 내진율이 전체 내진율 저하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전남이 22곳 중 7곳인 31.8%의 내진율을 기록,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5곳이 지진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강원(18곳 중 8곳, 44.4%), 경북(24곳 중 12곳, 50%), 제주(2곳 중 1곳, 50%) 등도 내진율이 낮은 순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서울은 30개의 기초지치단체 재난안전대책본부 중 13개인(43.7%)가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지자체는 내진율이 71.0%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재난안전본부 수가 많아 9개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 공항 도로 등 취약 = 공공시설물 중에서는 '공공시설물 내진보강 현황'을 보면 지난해말 현재 공공시설물 전체의 내진보강 비율이 43.4%로 절반에 못 미쳤다. 놀이시설을 말하는 유기시설이 13.9%로 가장 낮았고 학교가 23.1%, 어업용으로 활용하는 항구인 어항이 33.1%, 전기통신시설이 35.5%에 지나지 않았다. 공공건축물 3만343동 중에선 36.2%인 1만976동이 내진보강을 마무리했다.

철도 공항 도로시설물 고속철도 등 교통관련 시설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는 3565곳 중 1490곳인 41.8%만 내진보강이 끝난 상황이며 고속철도 역시 704곳 중 422곳인 59.9%만 지진에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시철도는 81.4%(1075곳 중 875곳)로 상대적으로 내진보강률이 높았다. 공항(412곳 중 237곳, 57.5%), 도로시설물(2만3437곳 중 1만3690곳, 58.4%) 역시 취약지역이 적지 않았다. 케이블카, 모노레일카 등 삭도 및 궤고 역시 16개소 중 10개인 62.5%만 지진에 안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의 내진보강률은 65.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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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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