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표정책 │책 읽는 도시 증평

독서광 김득신 정신 증평을 깨운다

2018-02-14 09:34:18 게재

문학관 건립 추진

충북 증평군이 '책 읽는 도시' 정책을 추진하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를 '책의 해'로 지정한 것과 맞물려 추진하는 올해 핵심 정책이다. '교육'을 증평의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민선 3·4기 정책기조와도 맞닿아 있는 사업이다.

평군은 이 정책에도 그럴듯한 이야기를 입혔다. 바로 증평이 고향인 '백곡 김득신'이다.

김득신은 독서광으로 유명한 조선시대 학자다. 어릴 적 천연두를 앓아 우둔했지만 평생 사마천의 사기 '백이전'을 11만3000번 읽고, 1만번 이상 읽은 책이 36편이나 될 정도다. 다산 정약용은 그의 책 '여유당전서'에서 "문자와 책이 존재한 이후 상하 수천년, 종횡 삼만리를 통틀어도 독서에 부지런하고 뛰어난 이로는 당연히 백곡을 제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증평군은 김득신에 공자의 제자인 '증자' 이야기까지 덧붙였다. 김득신을 증자에 견준 것이다. 증자는 공자로부터 "노둔했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특유의 성실함으로 학문을 닦아 마침내 동양 5성의 한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다. 특히 증평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증자천(지금의 삼기천)에서 비롯돼 증자와 인연이 있다고도 소개했다. 공교롭게도 김득신의 묘소는 이 증자천의 상류에 위치해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입히고 나니 김득신과 증평은 아주 그럴싸하게 어울린다. 증평군은 이를 바탕으로 군립도서관 인근에 김득신 기념관(문학관)을 짓기로 했다. 내년까지 45억원을 투자해 짓는 문학관에는 독서 토론방, 독서 자료관, 스토리텔링관, 세미나실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증평군은 또 김득신 묘소가 있는 율리마을에 책나라 독서공원도 조성한다.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김득신 독서서당, 독서문화 콘서트, 김득신 이야기교실, 김득신 문화탐방 교실 등을 운영한다. 증평군에 위치한 37사단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아카데미도 운영할 계획이다.

최창영 증평군립도서관장은 "1684년 증평 땅에 묻힌 김득신이 334년이 지나 지역의 중요한 자산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며 "증평은 비록 자원이 부족한 지역이지만 작은 묘소 하나도 헛되이 버리지 않고 그것을 구슬로 꿰어내 지역의 보물로, 경쟁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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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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