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도심재생이 중구 행정 브랜드 됐다"
근대골목사업 12년 한길
"곧 세 번째 임기를 모두 마칩니다. 지난 12년을 한 순간도 머뭇거리지 않고 추진해온 근대골목 사업이 민선 7기를 넘어 쭉 대구 중구의 핵심 사업으로 이어지길 희망합니다."
윤순영(사진) 대구 중구청장은 민선 4기부터 내리 3선을 한 단체장이다. 또한 임기 시작과 동시에 근대골목사업을 시작해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온 쇠고집이기도 하다.
윤 구청장이 근대골목 사업에 눈길을 돌린 이유는 이상화 고택 때문이다. 대구시가 고택을 허물고 소방도로를 만들겠다고 하자 2001년부터 이를 저지하는 시민운동을 전개했고, 구청장에 출마한 것도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그는 "문화가 곧 경제라는 것은 체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은 사람들이 구도심의 매력을 알게 됐고, 아파트 품귀현상이 일어날 만큼 인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집 주변에 문화재가 있으면 개발에 방해가 된다고 싫어했을 주민들이 이제는 그 가치를 알고, 그 곁에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중구가 이룩한 성과는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어려운 것들이었다. 그렇다고 중구가 돈이 많은 지자체도 아니다. 그럼 어떻게 이 많은 예산을 마련했을까? 윤 구청장은 "흔히들 '영남 정권' 집권 후광을 입었을 것이라 지레짐작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비결이 숨어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비결은 공모사업이다.
실제 중구는 12년을 한 가지 목적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그때그때 겉 포장은 바꿔 왔다. 2006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이 이름표였다. 이후 2009년에는 살기좋은 도시만들기 사업으로, 2012년에는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김광석길은 재래시장 문전성시 사업으로 시작했다. 때론 관광활성화 사업이라는 전혀 다른 이름표를 달기도 했다. 이는 문화부 국토부 등 중앙부처의 각종 공모사업에 맞추기 위한 일이다. 사업목적에 딱 맞아떨어지게 포장을 했으니 예산을 따오기 쉬웠다. 2008년 도시재생문화재단을 설립한 이유 중 하나도 대구도시공사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알맹이를 보면 한결같이 도심재생사업이고, 근대골목 사업이다. 윤 청장은 "10년 전만 해도 대구가 관광도시가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근대골목 덕분에 한 해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며 "도심재생은 이제 중구 행정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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