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화예술연 '성폭력 전담기구' 제안했지만 …
2017년 11개 정책 제안
대부분 시행 안 돼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2017년 여성문화예술연합이 성폭력 근절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안한 정책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문체부는 시범 실태조사를 시행한 것 외에는 여성문화예술연합이 제안한 정책들을 현실화하지 않았다.
◆특별 실태조사 실시하라 = 여성문화예술연합은 2017년 문체부에 '문화예술계 성폭력 관련 특별 실태조사 실시'를 포함한 11개의 정책 제안을 했다. 여성문화예술연합은 문학 출판 미술 디자인 전시기획 사진 영화계 등 문화예술계 각 분야별 성폭력 대응모임 9개 조직이 모여 결성한 연대체로 문화예술계 성폭력 해결을 위한 제도와 정책을 제안하고 추진하기 위한 목적에서 결성됐다.
당시 여성문화예술연합은 문화예술계 성폭력 관련 특별 실태조사에 대해 문화예술계 내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조사 대상의 범위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등록을 한 예술인이 아닌 보다 큰 범위를 포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예술영역 부문별 성평등 수준 △성별에 따른 예술활동 참여도 △성폭력 관련 민원과 사례 조사 △성폭력 해결 상황 조사 △예술인이 인식하는 성폭력의 문제와 이유 조사 △가해자 조사(나이, 성별, 지위, 지원금 혜택 여부 등) △피해자 조사(나이, 성별, 지위, 피해자 지원 상황 등) 등의 조사 항목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됐다.
해당 제안에는 교육부에 협조 요청을 해 대학 입시기관 등에 실태조사 공문을 보내는 등 다른 정부 부처에 협조 요청을 하는 것도 포함됐다.
문체부는 여성문화예술연합의 제안을 바탕으로 문학 사진 미술 3개 분야 등록 예술인에 대한 시범 실태조사를 시행했으나 제안에 비해서는 대폭 축소됐다.
◆종합지원시스템 제안 = 아울러 여성문화예술연합은 △문화예술계 성폭력 및 성차별 해결을 위한 정책 연구 및 기구 설립을 담당할 TF팀 즉시 발족 △문화예술계 성폭력 및 성차별 해결을 위한 기구 신설 등도 제안했다.
문화예술계 성폭력 및 성차별 해결을 위한 기구의 경우 '문화예술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및 성차별 피해를 구제하는 종합지원시스템'으로 문화예술계 분야별 특성을 파악,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됐다. 피해자 지원 관련, △성폭력 및 성차별 피해 신고 상담 및 접수 △피해자 의료 및 법적 지원(전문기관 및 단체와 연계 보완)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정책 연구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여성문화예술연합은 문화예술계 성폭력 및 성차별 해결을 위한 기구 산하에 사건 진상 조사와 징계안 결정을 위한 문화예술성평등위원회(가칭)을 두자고 제안했다.
징계 내용에 대해서는, 국가 기금 및 정부 지원 사업 참여를 제한하며 이를 위해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13조의 제2항을 개정해 '계약수행능력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 중 '사회적 신인도'에 대한 평가 기준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공개할 것이 제안됐다. 이 외 △국가지원금 수혜 제재 △문화예술 기금 및 사업에 대한 심의위원, 심사위원 자격 박탈 △예술교육직 해임(예술교육직이라 함은 교육청 인가를 받은 모든 사설, 공립 교육기관을 뜻함) △성평등 교육 이수 등이 제안됐다.
이성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는 "2017년 문체부에 11개의 정책 제안을 했으나 문체부는 시범 실태조사 정도만 시행하는 데 그쳐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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