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다산에게 길을 묻다│대구 달서구 '자원봉사도시' 제7회 다산목민대상 수상

주민 14만6000명이 나눔·봉사 실천

2018-03-28 11:03:57 게재

'자원봉사도시' 선포하고 전담부서 신설

지역특화 활동 확대 … 질적 수준 높여

"봉사를 하면 할수록 내 자신이 행복해집니다. 작은 재능기부로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대구 달서구 주민 4명 중 한명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 '자원봉사 특별구'로 불린다. 가족자원봉사단이 지난 가을 길거리 낙엽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달서구 제공


대구 달서구에 사는 배순선(49)씨에게 자원봉사는 일상생활이다. 매주 3~4일씩 빠짐없이 '즐긴다'. 지난 2009년 요양보호사 공부를 하던 중 호스피스병동을 방문하면서 자원봉사와 인연을 맺었다. 대부분 별 생각없이 보내는 '오늘'이 시한부 환자에게는 너무나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됐다.

배씨는 요즘 요양병원과 장애인시설,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공연은 물론 공예와 한자수업까지 가리지 않고 틈나는 대로 봉사하고 있다. 그는 "가능하면 주변 아이들과 함께 봉사를 하는데 어린이들이 봉사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는 행복나눔 전도사 = 배씨와 같은 자원봉사자는 대구 달서구에 14만여명에 이른다.

달서구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1가구 1명 이상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해 나눔과 봉사로 사랑이 넘치는 자원봉사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때부터 '자원봉사특별구'를 자처했다.

대구 8개 구·군중 유일하게 자원봉사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2014년 4월 공적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팀'에서 '과'단위의 행복나눔센터를 확대 신설해 지역 내 자원봉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자원봉사도시 조성 중·장기 기본계획, 연도별 단위계획을 수립해 자원봉사 활성화 프로그램 운영과 지역자원과의 네트워크 기반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수요계층 욕구에 맞는 자원봉사 맞춤형 교육과 1가구 1인 1자원봉사통장 갖기 운동전개, 공직사회 자원봉사 참여분위기 조성 등이 구체적으로 시행됐다.

지난 2013년 4월 27일에는 전국 으뜸 자원봉사도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자원봉사특별시 달서구'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은 달서구민 모두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뜻깊은 날을 정해 서로 '사(4)이(2)좋은 친(7)구'가 되어 어렵고 힘든 이웃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달서구의 미래를 열어가자는 의미였다.

달서구는 매년 4.27주간 '자원봉사 실천결의대회'를 통해 자원봉사 의지를 집결하며 구민이 자원봉사의 수혜자이자 참여자로서의 기반을 공고하게 했다.

자원봉사도시 선언 이후 달서구의 자원봉사자도 급증했다. 2006년도에 1만여명이던 자원봉사자가 2013년 12만8000명, 2014년 13만5000명, 2015년 14만8000명까지 늘어났다. 지난해말까지 14만6000여명을 유지하고 있다.

늘어나는 자원봉사자 등록인원에 비해 질적인 수준은 낮았다. 등록 자원봉사자 수에 비해 실제 활동률은 2015년까지 30%를 밑돌았다. 달서구의 해법은 '달서 재능&지식나눔 뱅크'. 단순 노력 봉사를 넘어 기술이나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평생교육, 의료, 예체능, 이미용, 기술 등 5대 분야에 대한 재능나눔자를 모집해 필요한 곳에 파견했다.

자원봉사 재주꾼양성교육으로 전문 자원봉사자 질적 수준을 높이고 자원봉사 리더를 양성하는 자원봉사대학 운영, 공무원 봉사단 활성화에 주력했다. 영유아부터 노년기까지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해 자원봉사를 원하는 주민은 언제 어디서든 자원봉사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1000시간 이상 봉사자에는 인증뱃지를, 5000시간 이상 봉사자에게는 명예의 전당에 등재해 자원봉사 가치인정 문화 확산에 나섰다. '자원봉사자 명예의 전당'을 설치하고 1만시간 이상 봉사자(5명)는 핸드프린팅, 5000시간 이상 봉사자(35명)는 이름과 시간을 등재해 예우하고 있다.

2017년 말 달서구 인구 25%를 차지하는 14만600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등록했다. 주민 4명 중 1명꼴이다. 활동률도 대폭 높아졌다. 20~30%대였던 활동률은 2017년에는 44.6%로 높아졌다. 자원봉사 활동인원이 6만5300여명에 달했다.

4계절 특성화된 나눔 = 4계절 나눔과 테마가 있는 특성화된 나눔 스토리 전개는 구민들을 자원봉사 현장으로 이끌어내는 기틀을 마련했다. 봄에는 달서효나눔 한마당, 우리마을 동산가꾸기, 여름에는 달성습지 여름식물 없애기, 가을에는 김장나눔과 성서공단 낙엽수거, 겨울에는 나눔꾸러미 만들기 등이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원봉사 프로그램인 '달서 전 생애 자원봉사 이야기'는 전국 우수 자원봉사 사례로 선정되는 등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임산부 유아 초등 청소년 청춘남녀 등 7대 계층으로 구분하고 연령별 계층별 특성에 맞게 10개로 구성된 과정이다. 자원봉사실천대회와 2012년부터 특화된 나눔문화행사인 달서효나눔 한마당 등도 주목을 끈다.

간부 공무원 자원봉사도 돋보였다. 2006년부터 5급 이상 간부공무원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을 간부 자원봉사의 날로 정해 지역 현안사업과 연계된 봉사일감을 찾아 나선다.

전 직원 개인별 연간 자원봉사 10시간을 실천하고 있고 부서별로 구성된 51개 봉사단은 부서특성에 맞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연말마다 평범한 종무식 대신 저소득가정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쌀과 내복을 나눠주고 무료급식봉사를 통해 주민들이 나눔 실천과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달서구는 앞으로 차별화된 지역특성화 시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름철 김장나눔과 자원봉사활동 참여자 'V-포토티켓 사업' 등이다. 봉사일감 제공, 1인 1자원봉사 실천운동 등을 통해 활동률도 50% 이상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재능기부와 프로보노(Pro Bono:공공이익을 위한 무료봉사)도 활성화한다. 구는 "민간 자율 봉사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자원봉사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한편 지역 대학의 인적자원과 재능·지식 나눔자 등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재능기부를 장려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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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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