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관광산업'이다│① 관광 혁신 DNA를 찾아라

관광산업, 일자리 창출 잠재력 제조업의 '2배'

2019-02-14 11:07:05 게재

한류·평화관광 관심 높아져 … 전통 관광사업체의 변화 대응 필요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에 대한 관심,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덕분에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모양새다. '행복산업'인 관광산업이 저성장시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은 플랫폼, 공유경제 등을 기반으로 한 융복합 산업으로 진화하며 높아진 관광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산업이 보다 성장할 수 있도록 시대 변화를 반영해 법·제도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일신문은 5회에 걸쳐 '이제는 '관광산업'이다'를 주제로 관광산업의 변화와 중요성,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짚는다. <편집자주>

여가 문화 확산에 따라 여행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삶의 질을 강조하는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경제를 이끌어나갈 관광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셈이다. 다만 높아진 국내외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전통적 관광산업에서 융복합 관광산업으로의 혁신, 영세한 관광사업체들의 체질 개선 등은 과제로 남아 있다.


◆관광 성장률, 갈수록 높아져 = 관광산업은 세계 3대 수출산업의 하나로 지역과 국가 경제 활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저성장시대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8년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세계 관광산업 규모는 1조5800억달러에 달한다. 연료산업 3조3000억달러, 화학산업 2조달러에 이어 세계 3대 산업 규모에 이른다. 특히 UNWTO는 세계관광시장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세계관광시장에서 아시아지역의 비중이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NWTO는 세계관광시장 규모를 2017년 13억명에서 2030년 18억명으로 연평균성장률 2.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아시아관광객 규모는 2017년 3억2000만명(전체 관광객 대비 24.4%)에서 2030년 5억3000만명(전체 관광객 대비 29.6%)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관광산업은 문재인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는 일자리 창출 잠재력도 높은 산업이다. 2014년 한국은행과 산업연구원의 취업유발계수에 따르면 제조업 8.8, 서비스업 17.3, 관광산업 18.9 등으로 관광산업의 고용창출효과는 제조업의 2배에 이른다.

◆1인당 관광 총비용 증가 = 우리나라의 경우, 여가 시간을 중시하는 가치관의 변화, 방한관광시장 회복 등 지속적인 관광수요 증가로 인한 관광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큰 편이다. 우선, 성장·소득 중심에서 '워라밸'로 대표되는 개인행복과 현재의 삶에 대한 중시로 국민들의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2017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하고 싶은 여가활동의 1위는 관광으로, 국민의 71.5%가 관광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6월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수혜주로 여행, 항공, 레저산업 등을 꼽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민여행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가횟수, 총비용, 이동총량, 참가자수, 1인당 국내여행일 등 주요 지표들이 성장하고 있다. 참가자수는 2016년 3929만명에서 2017년 4048만명으로 3.03%, 총비용은 2016년 25조7484억원에서 2017년 29조4559억원으로 14.40% 늘었다.

방한관광시장도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수는 여전히 주춤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인 개별관광객과 비중국 관광객이 확대되고 있다. 2018년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534만6879명에 이르러 2017년 1333만5758명에 비해 15.0%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관광경쟁력도 세계시장에서 점차 인정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하는 관광경쟁력 순위는 2017년 136개국 중 역대 가장 높은 19위를 달성했다. 2015년 29위에서 10계단 상승한 것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자연자원은 114위이나 문화자원 및 기업여행은 12위로 관광콘텐츠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한류관광 △평화관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국제관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1020세대를 중심으로 SNS 등을 활용한 소위 '제3차 한류붐'이 일고 있다. 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평화관광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등 한반도의 유일한 관광자원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온라인여행중개사에 대응하려면 = 그러나 관광산업이 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관광기업들이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예컨대, '스카이스캐너'와 같은 온라인여행중개사(OTA)들이 증가하는 외적 요인으로 인해 호텔업 등 기존 전통 산업들은 상당수 매출액이 OTA에 대한 수수료로 지출되는 것. 최근 나타나는 이와 같은 현상에 기존 관광기업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 평균 종사자수, 평균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관광사업들의 성장이 둔화되고 중소규모화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심원섭 목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의 전통 여행사인 JTB 대신 중국의 OTA 씨트립이 아시아를 석권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강점인 ICT를 관광과 접목하거나 반도체, 자동차 등을 기반으로 산업관광을 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형 융복합 관광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을 산업으로 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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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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