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유공자 후손 국가가 예우해야"

2019-03-06 11:09:19 게재

역사관 활용, 근현대사 알리기

"독립운동 하느라 가산을 모두 쓰고 후손들은 너무 못살아요. 가난해서 배우지 못하고 그래서 더 가난해요. 반면 매국노 자식들은 소위 인텔리 계층이죠." 문석진(사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고 제대로 알려야 한다"며 "특히 독립운동가와 후손은 국가와 사회에서 예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구가 독립지사 족적을 남기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유공자와 후손들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이유다.

"첫해인 2010년 족적을 남긴 이병호 지사가 2011년 사망했는데 당시 이명박정부는 조의금 10만원을 보내고는 나 몰라라 했어요." 결국 구에서 주도해 형무소역사관 인근 독립문 앞에서 조촐한 영결식을 치렀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른 독립유공자를 시작으로 풋프린팅을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려워졌어요. 독립유공자단체와 손잡고 다른 형무소에 수감됐던 분들까지 확대했는데 올해까지 하면 생존자는 모두 끝나요."

문 구청장은 "앞으로는 민주화운동 유공자 족적만 남기게 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병호 지사와 함께 족적을 남겼던 이병희 지사도 2년 뒤 사망했다. 문 구청장은 "이제는 중앙정부가 함께 해줘 기쁘다"며 "독립운동가들 정신이 분단이 아닌 통일로 이끄는 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거 잘못된 역사를 제대로 심판한 적이 없어요. 친일파 세력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기득권층이죠.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역사적 진실에 다가갔으면 합니다."

문석진 구청장은 "형무소역사관을 활용해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작업을 하겠다"며 "한국독립운동사를 전공한 석·박사급 직원들을 배치해 꾸준하게 사업을 진행한 결과 한국근현대사를 알려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형무소역사관에서 진행 중인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특별기획전과 '서대문형무소 3.1운동 수감자 기록 분석' 연구도 그간의 결실이다. 문 구청장은 "3.1운동으로 공훈을 받지 못한 342명을 찾아냈다"며 "구치감과 공장 등도 복원, 서대문형무소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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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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