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북, 대남 군사도발 후 대미 도전으로 긴장 극대화 가능성

2020-06-22 14:13:00 게재

북한은 곧 대남 군사도발까지 감행하고 11월 미국 대선전에는 대미 도발에 나서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위험한 도박을 계속할 것으로 미 전문가들이 우려했다.

북한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진두지휘하는 대남적대 기조에서 서해상 NLL(북방한계선)이나 휴전선 DMZ(비무장지대)에서 군사도발을 감행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미 국방정보국 출신 브루스 백탤 교수와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이 경고 했다.

북한 대규모 대남삐라 살포 준비사업 추진│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들은 북한의 도발에 한국이 군사적으로 맞대응하거나 지나치게 양보하는 극단의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군사적으로 맞대응하면 무력충돌로 비화되고 북한에 너무 많이 양보하면 한미 간 틈새가 벌어져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카드까지 들고 나오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버트 매닝 어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전망했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일단 연합훈련 재개, 전략자산 전개 등으로 대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11월 3일 미 대선전에 ICBM 발사나 핵실험 실시 같은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10월의 충격)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더 까다로운 협상을 해야 할 조셉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돕는 꼴이 될 수 있어 트럼프 재선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한 자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한반도 안보는 향후 몇 달간 충돌 위험과 긴장이 고조되다가 11월 3일 차기 미국 대통령이 결정되면 대화와 협상국면으로 급반전될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대북전단 대비 임진각 순찰│19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경찰이 대북전단 살포를 대비해 순찰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북한 서해상이나 휴전선 군사도발 가능성 = 북한이 내부문제로 3년만에 대화와 협상국면을 끝내고 대남 적대기조로 전격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앞으로 대남 군사도발에 이어 대미 도발로 이어가 정면충돌 위험과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은 제재로 허덕이던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을 봉쇄하는 바람에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데다가 최고 지도자의 건강과 후계자 문제까지 겹치는 최악의 내부 위기에 빠져 외부의 적을 만들어 갖가지 도발로 긴장을 높이는 전략을 펴게 될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국방정보국(DIA) 정보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벡톨 텍사스 안젤로 주립대학 교수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내부문제로 대남적대기조로 돌아선 것이고 수사나 쇼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서해상 NLL이나 휴전선 DMZ에서 군사도발까지 감행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 연구원도 "북한이 대화를 버리고 적대기조로 돌아선 것은 내부 문제 때문에 외부의 적을 만들어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럴 경우 군사적 도발행동까지 감행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북한은 군사도발까지 감행하는 위험한 행보로 심각해진 경제난을 해소하는데 절실 한 제재완화를 한국과 미국에게 계속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과거처럼 서해상이나 휴전선에서 군사도발 행위를 감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충격요법을 구사할 것이므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군사 도발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대남 군사도발 후 대미 도전 시도할 듯 = 북한은 미국이 국내문제와 대선 때문에 자신들을 외면하고 있어 관심을 다시 사기 위해 대미 도발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11월 3일 선거전에는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보다는 새 전략무기 공개 등과 같이 덜 자극적인 도전을 선택할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북한이 11월 3일 미국 대선전에 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선거전을 치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하고 넘기지는 못할 것으로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지적 했다. ICBM 발사와 핵실험을 동결해온 모라토리엄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첫 번째 북미정상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했던 약속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약속을 깨는데 그치지 않고 트럼프의 최대 외교업적을 선거전에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꼴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ICBM 발사나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트럼프 재선에 치명타를 가하고 조셉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을 돕는 행동이 될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11월 3일 대선에서 트럼프 낙선이 기정사실화되면 몰라도 누가 당선될지 모호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은 깜짝 도발로 선거 직전 대미 도전은 하지 않을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한미 양국 대응도 한반도 안보에 변수 = 북한이 대남 군사도발에 이어 대미 도발까지 잇따라 강행할 경우 한국이 과도하게 반응할지, 미국이 어떤 대응을 할지에 따라 올 하반기 한반도 안보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의회전문지 더 힐에 실린 기고문에서 문재인정부가 북한의 군사도발에 과도하게 군사적으로 대응한다면 무력충돌을 빚을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문재인정부가 지나치게 양보해 제재완화나 남북경제협력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선거를 치르는 트럼프 대통령은 주독미군을 9500명 철수할 때 주한미군도 6000명을 철군하겠다는 철수카드까지 공개리에 들고 나오게 될 것으로 매닝 선임 연구원을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이는 첫 북미정상회담에서의 모라토리엄 약속 파기로 선언하고 대북압박을 다시 한층 강화하거나 제2의 화염과 분노로 회귀하겠다는 의지까지 천명할 것으로 매닝 연구원은 예상했다.

북한이 ICBM 발사나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조셉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재선 가능성이 낮아진 반면 바이든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을 때 긴장을 최고조로 높일 수 있는 도발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11월 3일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때에는 물론이고 바이든 전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다시 대화와 협상 국면으로 급반전 시키게 될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