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판매 1.7% 증가 전망
금리인하와 기저효과로 반등 … 경제 불확실성이 소비회복 제약
국내 자동차시장은 올해 소폭 성장할 전망이다. 경기둔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소비심리 회복을 제약하지만 금리인하와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주요인이다.
2026년에도 경제 저성장지속으로 수요정체가 예상된다. 완만한 증가세가 전망되는 글로벌 시장흐름과 다른 모습이다.
◆세계시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 = 한국자동차기자협회는 15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 그랜저볼룸에서 신년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의 양진수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이 ‘2025년 주목해야 할 글로벌 자동차시장 주요 이슈’를 주제로 발표했다.
양 실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에 대해 △저성장 △전기차 캐즘 지속 △중국업체 영향력 확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변화라는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은 전년 기저효과와 금리인하 등 우호적 요인이 있다. 금리인하는 자동차 할부금리로 하락으로 소비자 구매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전년대비 1.7% 증가한 162만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규제 강화 및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제약 등 비우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가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전년대비 1.9% 증가한 8587만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양 실장은 “지난해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시장의 대기수요 실현과 중국의 판매 둔화로 회복세가 약화됐다”며 “올해는 주요 시장에서 물가안정과 금리인하로 구매여건이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역별 판매는 △미국 1634만대(전년대비 1.9%) △서유럽 1510만대(2.6%) △중국 2269만대(0.5%) △인도 450만대(4.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캐즘·중국 영향력 지속 = 글로벌 친환경차시장은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제고된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판매는 증가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BEV)와 PHEV를 합친 전동차시장은 지난해 1716만대 수준에서 2025년 2073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년 대비 올해 성장폭은 20.8%로 2024년의 성장폭(29.3%)보다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BEV시장은 전년
대비 18.9% 증가한 1256만대, PHEV시장은 23.8% 증가한 817만대를 기록, 전기차 증가세 둔화를 PHEV가 만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내 PHEV시장의 급속한 증가, 중국 외 시장에서의 BEV시장 증가폭 확대로 글로벌 BEV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 다.
미국 전동차시장은 전년대비 18.3% 증가한 194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가동을 비롯 도요타 혼다 등 아시아계 업체 중심으로 북미내 전기차 생산을 본격 가동하고 신차 투입을 본격화하며 BEV시장 성장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슬라를 비롯 포드 GM 등 미국업체들이 수익성 악화에 따른 전동화 속도 조절에 들어가 성장폭을 제한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환경규제 완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이 이루어질 경우 예상보다 전동차 성장세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전동차 최대 시장인 중국은 BEV 시장의 포화로 전기차 판매 증가세는 둔화되겠지만, PHEV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라인업 확대·가격경쟁력 강화 등을 앞세워 전동화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BEV는 전년대비 13.1% 증가한 697만대, PHEV(EREV 포함)는 전년 대비 25.1% 증가한 642만대로 PHEV시장이 BEV시장과 유사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시장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 관련해서는 2025년에도 영향력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내수시장 내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는 등 높은 장악력을 기반으로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고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책으로 현지 생산도 강화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수출 물량은 이미 2023년 491만대로 일본(442만대), 독일(311만대)을 넘어섰다. 2024년은 11월까지 중국의 자동차 수출 물량이 535만대로 일본 독일과의 격차를 더욱 늘렸다.
또 양진수 실장은 올해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변화에 대해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제휴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 변화를 꼽았다.
주요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등 핵심시장 판매부진과 BEV 캐즘으로 미래 투자에 대한 부담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