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 열흘만에 42명 사망·실종
이재민 7000명 … 사흘만에 4500명 늘어
산사태 667곳 … 81개 지역 경보·주의보
48일째 기록적인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남부지방에 호우가 집중되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사흘간 집중호우로 13명이 죽고 2명이 실종됐다.
10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광주·전남에서 이틀간 542㎜ 물폭탄이 내리면서 9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를 입었다. 강과 하천이 넘치면서 농경지 5793㏊가 침수되고 2800여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전북에서도 이틀간 쏟아진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섬진강댐 하류 제방이 붕괴돼 주민들이 긴급대피하는 등 물난리를 겪었다. 경남에서는 8일 하루에만 최대 45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가 32년만에 침수되기도 했다. 8월 들어 열흘간 죽거나 실종된 사람은 50명이나 된다. 이재민도 7000명에 이른다.
중대본 집계에 따르면 7일 오전 6시부터 10일 오전 10시 사이 발생한 인명피해만 사망 13명, 실종 2명, 부상 1명이다. 이 기간 이재민도 2576세대 4446명 발생했다. 이 가운데 2286명(1303세대)은 10일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임시대피시설 등에 머물고 있다. 주말 강물 범람 등을 우려해 일시 대피한 사람도 4853명(2618세대)이나 된다. 이재민과 일시 대피자는 섬진강·영산강 수계인 전남 곡성·구례와 경남 하동·합천 등에 집중됐다. 전남에서는 10일 오전까지 곡성 954명, 구례 710명, 담양 49명 등 1840명이 대피해 있다. 경남에서도 하동·합천·산천·창녕 등에서 주민 761명이 넘치는 강물을 피해 경로당·마을회관 등으로 몸을 피했다. 강원도에서는 한탄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철원지역 주민 389명이 가까운 초등학교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시설피해도 7929건으로 많았다. 도로·교량 3279곳이 끊어지거나 훼손됐다. 하천 179곳은 범람하거나 둑이 무너졌고, 저수지·배수로 149곳도 붕괴됐다. 203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주택 2199채와 비닐하우스 177동이 물에 잠기거나 무너졌다. 축사·창고 872곳도 피해를 입었다.
집중호우로 도로와 등산로 등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국립공원 탐방로 607곳의 통행이 통제됐고, 도로 100곳의 통행이 제한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8월 한 달 누적피해도 기록적이다. 31명이 목숨을 잃었고 11명이 실종됐다. 부상자 8명을 더하면 인명피해만 58명이나 된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사망 7명, 실종 6명, 부상 2명으로 피해가 가장 크다. 경기도가 사망 8명, 실종 1명, 부상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남 역시 사망 8명, 실종 1명, 부상 1명으로 피해가 컸다. 8월 누적 이재민은 11개 시·도에서 4023세대, 6946명 발생했다. 일시 대피자도 4555세대 9574명이나 된다. 시설피해도 1만4091건 발생했다.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전국에서 산사태 발생 가능성도 높아졌다. 산림청은 8일 오후 12시를 기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 산사태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실제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된 8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55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8월 들어 발생한 산사태는 모두 667건으로 집계됐다. 충북이 314건으로 가장 많고 경기 131건, 충남 97건, 강원 72건, 경북 34건 등이다. 8월 들어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도 19명이나 된다.
10일 들어서도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려 피해가 이어졌다. 서울의 경우 한강 상류 집중 호우 영향으로 출근길 대란을 겪었다. 한강 수위 변동으로 주요 간선도로 통제와 해제가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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