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일수록 수면장애 많아

2021-05-07 11:30:07 게재

새벽에 잠 못 드는 노인들

노년기가 되면 생체리듬이 바뀐다. 특히 수면과 각성의 리듬이 크게 변화한다. 잠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면 효율이 떨어져 중간에 깨거나 일찍 깨는 경우도 늘어난다.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수면장애와 공존질환의 현황 및 특성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장애 발생 비율은 고령일수록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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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노인의 약 50%에서 불면증이 있고, 그중 '잠들기 어렵다'가 37%, '수면 중에 깬다'가 29%, '아침에 일찍 깬다'가 19%를 차지했다. 약 20%는 낮에도 졸림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윤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년이 되면 깊은 잠을 의미하는 서파 수면이 줄어들고 멜라토닌 분비의 감소로 일찍 잠들고 일찍 깨게 된다"며 "수면 생리가 불안정해지고 다양한 수면장애의 빈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최근 노년의 줄어든 수면 시간과 함께, 자는 도중 자주 깨는 수면의 질적 저하가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다수 보고됐다"고 말했다.

불면증은 노년기의 가장 흔한 수면장애다. 잠을 자기 어렵거나 잠에서 자주 깨 낮에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어렵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고령 자체가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보다는 주로 내과적 문제나 만성질환과 동반돼 발생하기 쉽다.

심장질환, 뇌졸중, 고관절 골절, 우울증 등이 주요 원인이다. 이외에도 야간 다뇨, 수면 구조와 일주기 리듬의 변화, 일조량 감소, 신체적 활동 감소 등 수면 자체와 관련된 요인이 작용한다.

최 교수는 "약물치료는 효과가 즉각적이고 빠른 장점이 있지만 특히 노년에서 약물 오남용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성이 높아 신경과 전문의와 정기적 상담이 필요하다"며 "여러 연구에서 인지행동치료가 불면증의 우선적 치료라는 것이 입증됐다. 자극조절, 수면 제한, 수면위생, 이완치료 등이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한수면학회는 건강한 수면 생활 지침으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기 △낮에 40분 동안 땀이 날 정도의 운동하기 △낮잠은 가급적 안 자도록 노력하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제한하기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나 음식 피하기 등을 권한다.

아침에 일어나 밝은 빛을 쬐면 잠을 깨는 데 도움이 된다. 잠자는 환경도 너무 환하거나 시끄럽지 않게 하고, 춥거나 덥지 않게 한다.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는 삼가고, 과도한 스트레스나 긴장, 배고픔이나 과식도 피한다. 따뜻한 우유 한잔이나 치즈 섭취는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 교수는 "술은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며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장소로 옮겨 독서 하거나 라디오를 듣는 등 비교적 자극이 적은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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