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유경로 있어야 서식지 회복"

2021-05-31 11:39:00 게재

낙동강과 금강의 흰수마자 '본류-지류' 오갈 수 있도록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I급 '흰수마자'는 강바닥이 모래로 이루어진 곳에서만 서식한다. 모래 여울지역의 유속 30~75cm/초, 수심 20~50cm인 곳에서 주로 서식하며 통상 하류로 갈수록 많이 발견된다.

흰수마자는 1935년 모리(Mori)에 의해 신종으로 발표된 종으로 발표 당시에는 낙동강 일부 지역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에 낙동강 전역에 분포하고 금강 본류와 지류인 미호천, 임진강 지류인 연천군 사미천에 서식하는 사실이 추가로 보고됐다.

낙동강 본류와 내성천이 만나는 삼강주막 하류 여울에 인공증식한 '흰수마자'를 방류하고 있다.


하지만 1995년 이후에는 서식지가 급격히 줄어 낙동강 상류 일부 지역과 황강 일대, 한강은 한강 하류부와 지류인 복하천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004년까지 금강에서는 서식이 확인되지 않았다.

2009년 금강 지류인 유구천과 지천에 흰수마자가 다수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정밀조사 결과 금강 지천 하류부에 큰 개체군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매우 큰 주목을 받았다.

4대강사업이 본격화된 2010년 이후부터는 흰수마자 분포지역이 급격하게 줄었다.

금강 본류에서는 정안천과 합류되는 지역에서 2011년 1개체가 확인된 이후 출현 기록이 없었다. 금강 유입 지류의 경우 정안천에서는 2011년까지, 유구천과 지천에서는 2014년까지 출현이 확인됐으나 개체수는 매우 적었다. 2014년 이후에는 금강 수계에서 흰수마자의 출현이 확인되지 않았다.

세종보 개방 이후 2019년 국립생태원 흰수마자 분포조사에서 금강 본류 세종보 하류에서 3개체의 흰수마자가 처음 확인됐다. 흰수마자가 확인된 지점은 기존 출현 지역과 같은 곳으로 세종보 개방 이후 새로 만들어진 모래톱 여울이었다.

방인철 순천향대 교수(멸종위기어류복원센터장)는 "흰수마자의 가슴지느러미는 일반 잉어과 물고기와 다르게 강한 여울 물살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형태"라며 "금강 보 개방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추었던 흰수마자가 최근 다시 발견되고 있지만, 본류와 지류 사이의 회유경로를 막고 있는 소형 보들이 여전히 너무 많다"고 우려한다.

방 교수는 "낙동강의 경우 내성천과 낙동강 합류부의 돌 제방을 일부 터준 뒤 본류에서 태어난 흰수마자들이 조금씩 내성천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황강-낙동강 합류부에 있는 돌 제방도 일부 터서 흰수마자 회유경로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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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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