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리가 휑하게 드러나는 '여성형 탈모'

2021-07-16 11:15:47 게재

샴푸와 영양제로는 해결안돼

남성에서 여성, 중장년에서 젊은 세대까지 탈모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여성 탈모 환자는 10만명을 넘어섰고 40~50대는 물론, 20~30대까지 연령도 다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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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탈모는 출산이나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휴지기 탈모'가 가장 흔하다. 모낭으로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하루에 100개 이상의 모발이 급격히 빠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휴지기 탈모는 모발 일부가 생장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휴지기 상태가 되면서 모발이 빠져 생긴다. 스트레스가 줄어들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기도 한다. 증상이 길게 이어진다면 병원을 찾아 탈모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30대 이상 연령에서는 '여성형 탈모'가 많다.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호르몬이 활성화돼 모근이 파괴되고, 정수리의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휑해보이는 양상을 띤다. 이런 증상은 샴푸나 앰플 사용, 영양제 복용, 두피 마사지 등으로는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 전문의를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대한모발학회 국제관계이사)는 "대머리로 알려진 안드로겐성 탈모가 여성에서 발생하는 것을 여성형 탈모라고 한다"면서 "모발선이 M자 모양을 그리면서 탈모가 시작되는 남성과 달리, 여성에서는 앞머리 모발선은 유지한 채 정수리를 중심으로 모발이 얇아져 볼륨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폐경 이후 탈모가 심해지는 것으로 보아 여성호르몬의 감소나 남성호르몬의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에 저출력 레이저를 이용하는데, 여성형 탈모 치료에서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허 교수는 "레이저 치료가 모발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논문은 1960년대부터 있었지만, 아직 명확한 치료 원리는 알 수 없다"면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레이저가 세포 내부에서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해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ATP(Adenosine Tri-Phosphate)라는 에너지를 만들어 모발이 좀 더 빨리 자라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호르몬을 거치는 치료 원리가 아니라 모발 자체의 생성을 촉진하는 원리이므로 다른 종류의 탈모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정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탈모 치료용 레이저 기기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레이저 강도가 너무 세거나, 오래 쬘 경우 오히려 모낭세포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허 교수는 "효과와 안전성을 인증받은 의료기기에는 '탈모 치료'나 '의료기기'라는 단어가 제품 소개서에 적혀 있으므로 꼭 확인해야 한다"면서 "반면 '두피' '모발건강' '모발유지' 등의 단어가 적힌 제품이라면 일반 공산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탈모 치료용 의료기기는 반드시 '의료용 레이저 조사기'라는 품목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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