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태양광시장 '쑥쑥', 국내 '역성장'

2021-12-17 11:19:05 게재

중국발 원·부자재 가격인상과 공급난 … 중국의존도 심화에 한국은 '가치사슬' 무너져

국내 태양광시장이 3분기부터 급격한 침체에 빠졌다. 글로벌 시장이 10% 이상 성장하는 것과 달리 국내 시장은 지난해 실적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와 태양광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3.5기가와트(GW)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설치량 4.7GW(확정치)에 비해 25% 감소한 셈이다.

상반기 설치량이 2.3GW로 집계돼 올해 예상치 4.1GW 달성이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3분기 0.6GW에 그치면서 역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시장의 침체와 달리 세계 태양광 시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21년 3분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에서 세계 태양광 신규 설치량이 201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44GW에 비해 39.5% 늘어난 규모다. 상반기 전망치 182GW보다 20GW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세계적으로 탄소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태양광 시장 성장을 가속화했다.

3분기 들어 국내 태양광 시장이 얼어붙은 데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을 감내하는데 한계가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중국 의존도에 따른 공급난까지 겹쳤다.

태양광 발전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은 2011년 이후 최고치인 37달러/kg을 기록했다. 웨이퍼 가격도 올해 들어 급등하면서 9월 가격이 1월초에 비해 66% 올랐다.

국내 태양광 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모듈에 30% 정도 반영하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태양광발전 사업 수익을 좌우하는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가격이 하락해 사업자들의 발전사업 참여 유인력이 떨어졌다.10월 REC가격은 3만5215원으로 2019년 7월 6만3309원에 비해 52.6% 하락했다. 이처럼 사업성이 떨어지고 부품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 폴리실리콘 공급이 여전히 타이트한 상황이다. 태양광 가치사슬(밸류체인) 중국 의존도가 심화됐다. 중국은 세계시장에서 폴리실리콘 80%, 잉곳ㆍ웨이퍼 98%, 셀 80%, 모듈 6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태양광 가치사슬이 무너진 상태다. 지난해 2월 OCI와 한화솔루션이 국내 생산을 접었다. 값싼 전기요금으로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중국기업에 밀렸다. 잉곳·웨이퍼 유일 생산기업 웅진에너지도 사업성 악화로 법정관리상태다.

정우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가치사슬을 사수하는 것은 태양광산업 전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며 에너지 안보차원에서도 국내 재생에너지 가치사슬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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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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