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대란
녹조범벅 낙동강 그대로 두고 대구-구미 '물싸움'
환경재앙 수준 녹조사태, 환경부 "중층수 취수방식이라 큰 문제 없어" … 낙동강 수계 대부분 '표층수 취수'
환경부에 따르면 '낙동강 대권역 BOD 총배출량'은 25만5487kg/일이다. 여기에서 낙동강 수계 밖이나 물금 취수장 하류로 배출되는 양은 8만8390kg/일이다. 따라서 낙동강 수계 내 상수원에 영향을 주는 BOD 배출량은 16만7097kg/일이다.
이 가운데 구미시는 6500kg/일을, 대구시는 1만1780kg/일을 배출한다. 대구시가 구미시에 '무방류 시스템'을 요구하려면 대구시 스스로부터 '무방류 선언'을 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대구시만 상수원을 상류 해평취수장이나 안동댐으로 옮기겠다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다. '보 개방을 통해 낙동강을 흘러가게 해야 낙동강 수계 전체 먹는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대구시 혼자 상수원을 상류로 옮기면 하류 부산이나 창원은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라는 비판이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도수로 건설에만 1조4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며 "대구시가 수공에 내는 원수대금도 기존 톤당 53원에서 238원으로 인상돼 시민 혈세가 줄줄 새나가게 된다"고 비판했다.
"취수시설은 조류가 적은 중·하층수를 이용해서 취수하고 있으며, 취수구 앞에 조류 차단막이 설치되어 있어 원수로 유입되는 조류의 양은 표층수보다 적다."
21일 환경부 수질관리과에서 낸 해명자료 내용이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해평(구미) △고령(고령, 성주, 대구 달성) △칠서/본포(창원) △매리/물금(부산) 등 낙동강 유역 대규모 취수시설 상당수가 '중층 이하 취수'가 아니라 '표층수 취수'를 한다. 중층수 이하 취수는 대형댐에 주로 설치된 '선택형 취수탑'에서 가능하다.
◆대부분 '표층수 취수' 방식 = 경남 창원시 동읍 본포리 본포취수장은 낙동강 표층수를 취수해 창원시 일대 수돗물 원수 하루평균 50만4000톤을 공급한다.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하면 취수구 앞 교량 위에서 고압호스로 물을 뿌려서 녹조를 밀어낸다. 취수구 바로 앞에는 새우양식장에서 폭기용으로 쓰는 수차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돌아간다. 취수구로 녹조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남지읍 칠서취수장도 표층수를 수돗물 원수로 취수한다. 취수한 원수가 짙푸른 녹조로 뒤덮여 콜타르용액처럼 걸쭉한 상태가 되면 칠서정수장에는 초비상이 걸린다. 통상적인 정수시스템에 앞서 '단파장 펄스를 이용한 녹조침전 제거시스템'을 이용해 정수장으로 유입된 녹조를 제거한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28일 "중앙정부인 환경부가 할 일은 정수장으로 들어오는 낙동강 원수 수질을 좋게 하는 것"이라며 "정수장 수질 관리는 지자체에서 하는 일인데 왜 환경부가 정수장 수질을 갖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만 상류 물 먹으면 되나?" = 이런 가운데 구미시와 대구시의 '낙동강 물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안동댐 물을 대구 상수원으로 가져오겠다고 선언했다. 홍시장은 16일 "지난 30년 동안 대구시민들은 상류 구미공단의 오염원 배출로 고통받아온 피해자"라며 "안동댐 1급수 물을 가져오는 발상의 전환으로 대구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현재 대구시는 전체 식수의 70%를 낙동강 지표수에 의존한다"며 "구미공단은 일일 18만톤의 폐수를 배출해 낙동강 상류 폐수배출량의 65%를 차지한다"고 구미시를 공격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구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구미국가산단의 폐수발생 업체는 362개사, 방류량 12만톤/일로 발생량 18만톤/일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구미시는 또 대구 산단내 폐수발생 업체는 1321개사로 폐수발생 업체수가 구미시의 3.6배이며 특정수질유해물질 배출업소는 대구시 417개사로, 구미시 111개사보다 3.7배 더 많다고 반박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8개 보로 막힌 녹조 문제를 그대로 두고 대구시만 상류 구미 해평취수장이나 안동댐 물을 먹겠다는 데 대해 연일 비판 성명을 쏟아낸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28일 "안동댐 바닥에는 영풍제련소에서 내려온 카드뮴 비소 납 아연 등의 오염물질이 커켜이 쌓여있다"며 "안동 사람들도 먹지 않는 중금속 물을 식수원으로 쓰겠다는 건 지금보다 더 나쁜 수돗물을 대구시민들에게 먹이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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