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 52%, 낙동강 하류에서 출하

2022-08-29 11:04:48 게재

'양파'(21%) '대파'(7.8%) 등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시설채소는 지하관정 물을 사용하지만, 노지재배를 하는 벼나 무, 파, 우엉 등은 대부분 낙동강 표층수를 주기 때문에 녹조 독성이 축적될 위험이 높다."

경남 양산시 원동들의 한 논. 이런 녹조물로 키운 농작물이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녹조 문제가 낙동강과 경상도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다. 사진 낙동강네트워크 제공


28일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의 말이다. 곽 위원장은 실제 경북 고령군 낙동강 인근에서 수박농사를 짓는 농부다. 그는 "최근 낙동강 본류 바로 옆 얕은 관정에서 녹조독성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는 낙동강 유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2022년 서울 가락시장 품목별 출하지역 실시간 통계(최근 7일치)에 따르면 대표적인 노지작물인 '양파'의 경우 전체물량의 21.4%가 경남 창녕, 경북 고령, 경남 함안, 대구, 부산 등 구미시 아래 낙동강 본류 수계에서 출하됐다. 기타 주요 노지작물 출하지역 통계를 보면 △무(1.4%) △대파(7.8%) △열무(3.6%) △우엉(52.5%) 등이 구미 아래 낙동강 본류 수계에서 출하됐다. 경주 울산 산청 함양 등 낙동강 본류 수계를 벗어나는 지역은 제외한 수치다.

'쌀'의 경우 서울 가락시장 실시간 통계가 없어 통계청 생산량 통계로 추산했다. 2021년 전국 쌀생산량 388만312톤 가운데 9.4%인 36만5116톤이 대구와 경남도에서 생산됐다. 지금까지 이들 채소 중 어떤 작물이 녹조에 오염된 낙동강 표층수를 얼마나 사용하는지에 대한 공식 조사나 통계도 없다. 녹조 창궐에 따른 농산물 안전 문제는 국민건강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까닭이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28일 "4대강사업 이후 만연한 녹조는 이제 '독조' 상태가 됐다"면서 "독성녹조에 가장 확실한 백신과 치료제는 8개 보로 막혀있는 낙동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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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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