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빙하기' 취약층에 무이자·무보증·무담보 대출
주목받는 '더불어 사는 사람들' 소액신용대출
1년 대출, 매월 분할 상환 … 상환율 약 90%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권 대출이 어렵다고 국민신문고(국민권익위원회 운영)에 민원을 올렸는데 '더불어 사는 사람들'을 알려줘서 연락드렸습니다. 대출이 가능할까요?"
"현재 카드빚과 대출 이용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대출이 필요하다는 민원을 금융감독원에 제기했는데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소액 대출을 알려줬습니다."
금리 급등으로 취약계층의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무이자·무담보·무보증으로 소액 대출을 해주는 '더불어 사는 사람들'에 대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7일 사단법인 '더불어 사는 사람들' 이창호 대표는 "대출을 문의하는 분들에게 어떻게 알고 연락을 했는지 물어보면 국민신문고·금감원 민원 등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그만큼 어려운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 갈수록 걱정"이라고 말했다.
저신용·저소득자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대출을 해주는 2금융권과 대부업체들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점차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여기에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신규 영업을 중단하는 업체가 늘면서 취약계층이 제도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통로가 급격히 좁아졌다. 저신용·저소득의 취약계층들은 불법사금융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은 30만~300만원 까지 대출을 해준다. 1년 원금균등상환 방식이지만 상환할 때까지 기간을 주고 연체이자는 없다. 내부적으로 5년이 지나면 대손상각을 한다. 대출서류는 간단하다. 주민등록초본과 개인정보제공동의서, 신청서, 가계부 등을 팩스로 받아 대출을 진행한다. 두 번째 대출부터는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문자양식을 만들어 보내면, 기입해서 제출하면 끝이다. 신용조회를 하는 것도 아니고 대출 신청자가 홈페이지(www.mfk.or.kr)에 사연을 올리면 전화 상담을 거친 후 대출 여부가 결정된다.
2011년부터 올해 10월까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대출해준 건수는 5425건. 누적 대출액이 2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 약 36만원이다.
이 대표는 "역대 정부에서 불법사금융을 단속한다고 했지만 근절이 안 되는 이유는 단속이 꾸준히 이어지지 않고, 수요와 공급이 있기 때문"이라며 "불법사채를 단속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무이자대출처럼 소액을 빌려주는 대출이 너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불법사채 단속에 나섰지만 길거리에는 '30만원을 빌리면 7일 이자가 20만원'에 달하는 명함 광고가 널려있고,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면서 대부업체들마저 서민대출의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무이자 대출 상환율은 약 90%에 달한다. 이 대표는 "대부분 성실히 상환하려고 노력한다"며 "상환을 않고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도 있지만 몇 년만에 연락이 와서 대출을 갚겠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은 무이자 대출과 함께 복지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대출받은 서민들이 다른 어려움을 호소하면 치과 치료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생필품 지원뿐만 아니라 교육·재무·법률상담 등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부금을 후원해주는 분들과 복지지원 서비스를 위해 나서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이 같은 지원이 가능하다"며 "어려운 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자립을 위한 선물이 되고 있지만, 많은 분들이 대출문의를 할 때 기금 부족으로 빌려드리지 못할 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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