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공대, 원인과 해법은?
근본원인은 사회 불균형 … 공대 교육혁신도 시급해
이공계열 기피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사회에서 수요가 있는데 최상위 인재는 의대로, 중하위권은 다른 계열로 빠져나간다는 데 문제가 있다. 당장 과학기술 연구인력의 양과 질이 저하돼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인공지능, 신소재 등 첨단산업 인재 확보가 절박한 현실과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하위권 대학·전문대학 공대 기피는 관련 중소·중견 기업 인력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의약대를 중심으로 한 N수생 증가는 입시경쟁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최상위권 공대 재학생이나 비수도권 의약대 재학생들조차 수도권 의약대로 진학하기 위해 반수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38개 의대 중도탈락자 561명 중 461명이 비수도권 소재 의대 출신이었다.
현재 공대 선호도 하락은 교육의 문제라기보다 사회구조적 문제가 크다.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근로 환경 차이가 상당하다.
여기에 경기불황 시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규모 퇴직이 반복되면서 학부모 세대들은 안정적이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전문직종을 선호하고 학생들도 이를 좇아가게 된다는 해석이다.
대학의 혁신과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각 대학의 특성을 고려해 연구·실무 교육을 각각 특성화하고, 지원자층의 눈높이에 맞는 기초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한 지역 사립대 특성화학과 교수는 "지원층의 성적대가 다소 낮은 지역 대학이나 전문대학은 학문적 접근보다 실무 중심으로 생활 관리까지 반영한 커리큘럼을 지역 기업과 연계해 개발·운영하는 형태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학생들도 진로와 전공에 대해 좀 더 깊이, 주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김상근 서울 덕원여고 교사는 "최근 여고에서도 자연계열 지망 학생이 인문계열 지망자보다 많은데 자신의 적성은 깊게 고려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다"며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을 우선 고려하고 학교에서는 적성과 미래 전망을 적절히 결합해 진로를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나래 내일교육 기자 len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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