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 마약 긴급 대책 마련

2023-04-07 11:10:07 게재

마약교육 앞당기고 관련 연수 실시

학부모들 불안감 "빨리 잡혔으면"

"유사사건 방지차 긴급 주의문자 전달드리니 학생들은 길거리 배포 음료·간식을 절대 받지 말길 바랍니다."

서울 강남구 '마약음료 시음' 사건에 학부모와 학생들 불안이 높은 가운데 서울 강남지역의 한 학원이 부모들에게 보낸 문자의 일부다.

시민들 불안이 커지자 교육당국은 긴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서울시교육청은 마약음료 관련 대책으로 1학기 안에 학생 대상 약물 오남용 교육을 실시하고, 5~7월에는 교직원과 학부모 대상으로 마약예방 관련 연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서울시 서울경찰청 마약퇴치운동본부와 함께 청소년 유해약물 예방부터 치료, 재활, 복귀에 이르기까지 각 기관이 연계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교육부도 이번 사건 이전부터 청소년 마약 문제가 부각되자 법무부 등 사회관계 부처와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인터넷을 통한 마약 거래 유행으로 10대 마약사범이 증가하고 있다"며 "학교 내 마약예방교육 비중을 높이고 마약예방교육 지원 전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마약으로부터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같은 날 발표한 '새학기 안전한 학교 방안'에서 초중고 보건교육에 마약예방교육 시간을 늘리고 교육청별로 교육실적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교사들 연수도 강화해 마약의 종류, 특성, 부작용 등에 관한 과정 연수를 5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약음료 사건은 지난 3일 오후 2명씩 짝을 이룬 일당 4명이 서울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학생들에게 필로폰 성분이 첨가된 음료수를 주며 마시게 하면서 발생했다. 용의자 4명을 붙잡은 경찰은 현재까지 피해사례가 6건이라고 밝혔다.

대치동에서 20년 학원을 했다는 한 원장은 "평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음이 많은데 마약음료는 처음이다"며 "학생들이 수업 중에도 마약음료 이야기를 하는데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해, 빨리 범인들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정신과 신경과 전문의)는 "한모금 마셔서는 중독성 문제는 없다"며 "본인이 (마약성분이 들었는지) 모르고 마셨기 때문에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마약은) 본인이 기분이 좋아지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사용했을 때 효과가 더 나타나는 것"이라며 "많은 양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매스꺼움과 어지러움, 혈압이 오르는 등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학 교수는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걱정되시겠지만 한번 마신다고 바로 중독되거나 하는 일은 없다"면서 "다수에게 필로폰 성분을 타서 먹게한 악질 범죄라는 사실이 놀라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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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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