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지자체도 연임 차단, 국회의원만 예외?
2023-07-20 11:23:58 게재
여야 '4연임 금지법' 계류중
현역 중진의원 기득권 비판
"정치신인 공정기회 부여"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물갈이의 제도화", "현역의원의 기득권 해체"를 주장하면서 "공천혁신은 50% 이상의 대대적인 현역의원 물갈이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연임 금지안을 제출한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대통령 5년 단임과 지자체장의 3연임 제한을 언급하면서 "국회의원의 중임 또는 연임 제한이 없어 전·현직 국회의원이 공천과 선거 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게 되어 이에 대한 논란과 관심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면서 "국회의원의 중임, 연임 제한이 없어 정치신인이 공천 및 선거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여 형평성 차원의 문제가 발생하여 정치신인의 출마 제한과 세대교체 등을 통한 정치개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4선 금지를 주장한 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중임·연임 제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짧게는 10년 이상, 길게는 수십 년간 의원직을 수행하는 경우가 존재하며 이러한 다선의원은 현직의원이 갖는 이점에 더하여 정당 내에서도 주요 직책을 담당하는 등 공천과정과 실제 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게 된다"며 "반면에 정치신인은 공천 및 선거과정에서 다선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정치개혁과 역동적인 국회를 만드는 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4연임 금지'를 주장하는 박수영 의원은 "국회의원은 4년 임기의 연임에 제한이 없어, 능력 있는 정치신인들의 국회 진출과 세대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치 신인들에게 공정한 경쟁과 기회가 제공하고 국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했다.
역시 '4연임 금지'안을 내놓은 윤건영 의원은 "'일하는 국회'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윤 의원은 "21대 국회 3선 이상 국회의원의 당선 비율은 전체 54명 중 30명으로 56%다. 다선의원 일수록 주요 당직을 맡는 등 권한이 강해져 당 내부 공천에서 유리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다"며 "다선 의원 스스로 불출마를 결심하지 않는 이상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했다. "국회의원의 입법과 예산 심사 및 정보접근·발언력·영향력 등 그 권한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장과 달리 국회의원의 연임 제한이 없는 것은 형평성 차원의 문제가 있다"고도 했다. 이어 "20대 국회 법안 대표 발의 횟수는 초선의원 61.6개, 재선의원 80.6개, 3선의원 47.8개, 4선의원 43.2개 등 당선 횟수가 높아질수록 적어진다. 결석률도 4선의원 9.4%로 선수 기준으로 가장 높아 초·재선 의원의 국회의원 진출을 확대해야 '일하는 국회'의 내실을 다질 수 있다"고도 했다.
국회 행안위 검토보고서는 "국회의원의 임기 제한 여부는 임기를 제한함으로써 확보되는 국회에 대한 신뢰 제고 효과, 정치신인과의 형평성 개선 및 정치적 다양성의 증대 효과, 다선 의원의 이해충돌 가능성 차단 등 긍정적인 효과와 유권자의 선택권 제한, 국회의원의 참정권·피선거권 제한, 다선의원의 부재로 인한 국회의 역량감소 및 행정부와의 비대칭성 등 부정적인 효과와 함께 국민여론, 외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할 사안"이라며 "국회의원의 임기 제한은 헌법에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고 했다.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해외사례와 관련해 "멕시코(임기 6년의 상원의원 2연임까지 허용)를 제외한 OECD 36개국에서는 국회의원의 임기에 대하여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면서 "필리핀은 임기 3년의 하원의원과 임기 6년의 상원의원의 경우 각각 3연임과 2연임까지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연방의회의 경우 임기 제한에 관한 규정이 없으며 주 의회의 경우엔 15개주에서 의원 임기를 제한하고 있다.
장 의원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임기 제한은 민주당만 하기는 어려워서 법안으로 제출하게 됐다"면서 "위헌 문제도 있어 상당히 제한된 부분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다선의원의 출마에 감점을 주는 방식으로 제한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인위적 물갈이에 대한 거부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혁신위원은 "인위적인 물갈이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좋은 것은 다선 의원이나 중진의원이 우상호 의원, 김영춘 전 의원처럼 자진해서 불출마선언을 하는 것인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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