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아파트 293곳 '철근누락' 조사
LH아파트 15곳 명단공개 … 구조계산 오류·도면 표현 누락이 대부분
국토교통부가 무량판 구조 지하 주차장이 있는 LH 발주 아파트 91곳을 조사해 보강철근이 부족하거나 누락된 15곳의 이름과 시공, 감리사를 지난달 31일 전면 공개했다. 앞서 30일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회의' 전수조사 결과발표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발표하지 말아달라는 지구도 있었지만 알 권리 차원에서 발표했다"며 "추후 정부가 은폐 축소하지 않았냐는 말이 있을 것 같아서 남김없이 발표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15개 단지는 이미 입주한 단지를 비롯해 준공 단지가 9곳, 공사중인 단지 6곳이다.
입주를 마친 단지는 △파주운정 A34(448가구) △남양주별내 A25(380가구) △음성금석 A2(500가구) △공주월송 A4(820가구) △아산탕정 2-A14(1139가구) 등이다.
준공 완료한 단지는 △충남도청이전신도시 RH11(822가구) △수서역세권 A3(597가구) △수원당수 A3(400가구) △오산세교2 A6(767가구) 등이다.
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는 △양주회천 A15(880가구) △광주선운2 A2(606가구) △양산사송 A2(479가구) △양산사송 A8(808가구) △파주운정3 A23(1012가구) △인천가정2 A1(510가구) 등이다.
이들 15곳 아파트에서 발견된 문제점은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에 대한 구조기술사의 구조계산 오류, 도면표현 누락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공사 중인 양주회천 A15 단지는 전단보강근을 설치해야 하는 기둥 154개 모두 누락된 것으로 조사되는 등 구조설계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일반적으로 구조물의 하중과 관련된 구조설계는 구조기술사가 전담하고 건축설계사는 이를 바탕으로 건물 전체를 설계한다. 시공사는 설계에 맞춰 착공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설계변경이 필요할 경우에는 구조기술사의 구조변경 이상여부 판단에 따라 구조·설계 변경작업을 진행하는 협업체계다. 감리사는 설계안대로 시공이 되는지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부실시공이 발견됐으면 LH와 시공사 구조설계사 건축설계사 감리사 간의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한준 사장은 "(특정업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건설업 시스템 구조상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지만 경실련·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31일 "LH 전관특혜가 건설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시스템'을 방패삼아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LH는 이번에 문제가 발견된 아파트 단지들에 보강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LH아파트는 지하주차장 상부에 건물이 없어 주거 부분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무량판 구조 공법이 보편화된 2017년 이후 민간아파트에도 적용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전국 지자체를 통해 파악한 293곳 단지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민간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해 국민 불안을 없도록 하겠다"며 "8월 말 전후로 예상되는 발표시기를 고려해 현재 GS건설 사업장들에 대한 조사 등 공공·민간을 전부 포함해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는 이권 카르텔과 관련된 모든 문제들을 다 들여다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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