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에도 온 태풍 '카눈' … 세력 키우며 북상중

2023-08-09 13:01:49 게재

'갈지자' 횡보, 경로 예측 변동성 여전 … 전국이 강풍 반경, 인명피해 등 사고예방에 총력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지난해 영남권을 휩쓴 '힌남노' 만큼 세력이 강하다는 예보에 전국이 초비상이다. 게다가 느리게 이동하면서 점점 몸집을 키우고 있어 인명피해 등 사고 예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카눈이 우리나라에 도달할 때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최고 초속은 35m로 예상된다.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한 태풍이다.

천리안 위성 2A호에서 찍은, 북상 중인 태풍 '카눈'. 사진 기상청 제공


◆남북 관통하는 태풍 이례적 = 9일 기상청은 "태풍이 북상하면서 9일부터 11일 오전 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이 태풍의 영향을 받겠다"며 "매우 강하고 많은 비와 강한 바람, 높은 파도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예보했다.

카눈은 9일 일본 규슈 서쪽 해상을 통과한 뒤 10일 한반도에 상륙, 11일 북한 쪽으로 북상할 전망이다. 남북한을 관통하는 태풍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한반도 전역을 휩쓰는 데다 힌남노보다 느리게 통과할 전망이라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

태풍은 내륙을 빠르게 통과할수록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다. 게다가 카눈 북상시 태풍 발달에 좋은 기상 여건도 문제다. 남해안 해수면 온도가 평년(지난 30년간 기후의 평균적 상태)보다 1~2℃ 높은 등 수증기 공급이 풍부해 몸집을 키우기 좋은 여건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쪽으로 계속 세력을 확장하는 점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카눈 발생 초기와 달리 점점 한반도 서쪽으로 경로가 바뀌면서 태풍의 중심이 서울 바로 옆을 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조금만 더 확장하면 태풍의 중심이 서울을 관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우리나라 북서쪽에 남하하는 상층 기압골의 위상과 강도 △규슈 통과 뒤 태풍 발달 정도 등에 따라 변동성은 큰 상황이다.

태풍 피해 항구로 |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동빈내항에 많은 선박이 피항해 있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9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발효된 폭염특보는 비가 오면서 차차 해제될 전망이다. 하지만 햇볕에 의해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높아 9일은 특보가 발효된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체감온도가 33℃ 이상(특히 수도권서부와 충남권 충북중부 전라권을 중심으로 35℃ 이상)으로 오르면서 매우 무덥겠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국립공원 탐방로 통제 등 대비 강화 = 사실 카눈은 예전에도 우리나라를 찾은 적이 있다. 물론 이름만 같을 뿐이지만 남북을 종단할 것이라는 예측은 비슷하다. 태풍 이름은 태풍위원회 회원국들이 제출한 이름을 순서대로 사용한다. 2012년 우리나라 중부지방을 관통한 태풍에 카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카눈은 2012년 7월 19일 제주도를 지나 전남 남해안으로 상륙해 중부지방을 관통했다.

이번에 북상하는 카눈은 10여년 전보다 훨씬 강력하다. 게다가 갈지자 횡보를 보이는 등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도 각국 기상당국의 여러 수치예보모델이 예상하는 유력 경로 간 동서 편차가 약 700㎞에 달할 정도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되면서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국립공원의 탐방로와 야영장·대피소 이용이 통제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9일 자정(0시)부터 21개 국립공원 탐방로 606개 구간을 사전 통제했다. 야영장 45개소와 대피소 22개소는 9~10일 이틀간 폐쇄된다.

북한산의 경우 탐방로 97개와 야영장 1개소·대피소 5개소가 통제된다. 지리산은 54개 탐방로가 사전 통제된다. 이 밖에 △다도해상공원(탐방로 64개·야영장 4개소) △한려해상공원(탐방로 43개·야영장 1개) △무등산(탐방로 63개·야영장 1개소)도 각각 폐쇄된다. 국립공원공단은 태풍 특보 해제 시 각 공원별로 안전점검을 거친 후 이상이 없을 경우 점진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48억톤의 다목적댐 저류 공간을 확보하는 등 카눈 대응에 전사 역량을 집중한다고 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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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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