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강력한 제재속에서도 반도체 설계에 사용되는 전자설계자동화(EDA) 기술에서 큰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는 분석이 나왔다.

KB증권은 7일 발행한 '화웨이 메이트60 프로가 가져올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화웨이 메이트60 프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성공 여부보다 크게 낙후된 줄 알았던 중국 EDA 기술 진보"라고 지적했다.

메이트60 프로에는 중국에서 제조한 신형 칩 '기린 9000S'가 들어갔고,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SMIC(중신궈지)의 7나노미터 프로세서 기술이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을 제재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를 받아왔다"며 "이 때문에 반도체 칩 설계에 필요한 미국산 EDA 툴을 전혀 사용하지 못했고, 2020년을 마지막으로 화웨이가 5G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지 못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업계에선 지금까지 중국의 EDA 기술이 아날로그 반도체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7nm 제품 양산은 중국이 EDA 분야에서도 가파른 기술 진보를 이뤄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DA는 전자회로와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설계할 때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설계뿐 아니라 회로 해석, 열 해석, 전자파 해석 등의 시뮬레이션 기능을 갖고 있어 첨단 반도체 설계에선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다.

케이던스 시놉시스 지멘스EDA 등 EDA관련 빅3 모두가 미국 기업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는 △미국산 EDA 사용 금지 △파운드리 장비 대중 수출 금지 △미국 정부가 정한 일정 사양 이상의 고성능 칩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 적용 등 3가지로 나뉜다.

보고서는 미국의 제재 전망에 대해 "EDA 자체 기술을 중국이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나머지 2가지 제재 방식의 강도가 확대되거나 제재 시기가 앞당겨질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화웨이 메이트60 프로에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SK하이닉스 측은 화웨이와 미국 제재이후 공식적인 거래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국 기업과 거래한 바 없다"며 "화웨이 스마트폰에 제품이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한 시점에 미국 산업안보국에 신고를 하고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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